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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고금리에 저축은행 잠재매물 쌓여…M&A 물꼬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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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고금리에 저축은행 잠재매물 쌓여…M&A 물꼬 터질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저축은행 수도권 인수합병(M&A) 규제완화와 부실해소 방침에 따라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장기화로 한계에 도달한 저축은행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어서다. 지방 대형 저축은행이 수도권 진출을 위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PF 부실, 추가 충당금 부담, 유동성 악화로 다수의 저축은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계에 다다른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HB, OSB, 애큐온, 한화, 조은, 민국 등 다수의 저축은행들이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거래가 이뤄지진 않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업황으로 저축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연체율마저 급등해 저축은행 매물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M&A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이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구역 제한 없이 대주주가 최대 4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저축은행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후 실제로 성사된 저축은행 매각 거래는 한 건도 없다.

이전에는 저축은행의 유력한 인수자로 금융지주사들이 주로 거론됐다. 그러나 현재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배임죄로 고발당할 가능성을 의식해 저축은행 인수에 쉽사리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가능성이 낮아졌다.

부동산 PF 잠재 부실도 매각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저축은행권이 추가 적립해야 되는 충당금 규모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3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적확한 부실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매물을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늘어난 이자비용과 대손충당금 급증으로 당기순손실 555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일부 중견기업과 사모펀드에서는 이번 저축은행권의 위기가 합리적인 가격에 금융사를 사들일 절호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금융권과 관계가 없던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문턱이 높은 금융권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사모펀드들은 저축은행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인 후 경영 정상화를 통해 4~5년 후 업황이 반등한 후 높은 가격에 매각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수도권 저축은행의 경우 현재의 위기 상황만 잘 넘기면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 매각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매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더 풀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수도권 저축은행은 자본비율이 7% 이하로 떨어져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경우에만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추가 소유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비수도권 저축은행 간의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만 풀어진 상태여서 수도권 진출을 노리거나 수도권에서 규모 확대를 추진하는 저축은행들은 현재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유인이 없다.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해 현재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수도권 인수합병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