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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M&A 9년 만에 큰 장 선다…위기에 규제완화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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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M&A 9년 만에 큰 장 선다…위기에 규제완화 ‘초강수’

금융위, 2015년 도입한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 검토
규제 풀리면 수도권 저축은행도 지방 저축銀 인수 가능
고금리·PF 부실화 등 2금융 위기…M&A 통해 돌파구 마련

정부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저축은행 간 M&A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저축은행 간 M&A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서 9년 만에 큰 장이 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M&A 규제 완화를 검토하며 지방 대형 저축은행의 수도권 진출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건전성 개선 작업이 한창인데, 이번 M&A 확대로 부실 저축은행을 털어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합병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M&A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간 저축은행 M&A 규제를 푸는 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한 ‘저축은행 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역별로 6대 영업구역으로 나누고 구역 확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저축은행 M&A 규제를 2015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다 작년 7월 동일 대주주가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네 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다만 수도권이 대상에서 빠진 탓에 규제 완화 조치에도 M&A에 나서는 저축은행은 없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현재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인해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79개사는 15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64억2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OK저축은행도 순이익이 376억원에서 149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137억원에서 68억원으로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분기 적자 규모가 지난해 253억원에서 올해 379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8.8%로 지난해 말 6.55% 대비 2.25%p 상승했다.

신용등급 하향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키움예스저축은행, 오케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지난 4월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KB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내려갔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 평가에 들어간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기준에 미달한 세 곳이 대상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은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잠재매물로 OSB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HB저축은행, 조은저축은행에 이어, 애큐온저축은행 등을 거론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면) 중소형사 위주로 M&A를 통해 대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매물로서 가치가 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보니 건전성 등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