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카드사, ESG채권 발행 줄이어…”낮은 금리·이미지 제고 효과”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0

카드사, ESG채권 발행 줄이어…”낮은 금리·이미지 제고 효과”

올해 상반기 카드사 ESG채권 발행 1조600억

올해 상반기 국내 카드사들이 1조6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상반기 국내 카드사들이 1조6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카드사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카드(3900억원), 현대카드(3500억원), 하나카드(1700억원), 삼성카드(1500억원) 순으로 ESG채권 발행 규모가 높았다.

ESG채권으로 모집한 자금은 상생금융이나 친환경 사업 등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의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낮고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이 있어 카드사들 자금 조달에 유용하다.

23일 금융권과 한국거래소(KRX) ESG포털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원화 ESG 채권 발행액은 1조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었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서 조달금리가 낮고 기업 이미지도 제고 할 수 있는 ESG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요 카드사들 중에서는 △우리카드(3900억원) △현대카드(3500억원) △하나카드(1700억원) △삼성카드(1500억원) 순으로 많은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ESG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발행 목적에 따라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으로 분류된다.

ESG채권을 통해 모집된 자금은 상생금융이나 친환경 사업 등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 용도가 제한적이다. 카드사들은 주로 사회적 채권 발행을 통해 상생금융에 금융 지원을 하고 녹색채권 발행으로 친환경 차량 할부금 등을 제공한다. 올해 카드업계서 가장 많은 ESG 채권을 발행한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의 예시를 보자면 우리카드는 ESG채권을 발행해 중소업체 가맹점에 대하 금융지원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카드는 주로 친환경차량(전기차) 관련 금융상품에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

ESG 채권은 발행시 동일한 조건의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낮고 발행 과정에서 수수료 면제와 같은 혜택이 있어 카드사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유용하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ESG 채권은 약 0.2%p 금리가 더 낮게 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초 우리카드이 발행한 외화 ESG 채권의 쿠폰금리는 3년·5년물 모두 4.75% 수준이었다. 이는 만기가 같은 미국 국고채 금리에 3년 만기 0.75%p, 5년 만기에 0.85%p를 가산한 수준으로, 일반적인 카드사 외화 채권의 가산금리가 약 110~135%p인 것을 감안하면 약 0.35%p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고 볼 수 있다.

ESG 채권은 일반 채권보다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발행이 용이하고,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노력을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최근 금융권의 상생금융 실현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로 주목받으면서 상생금융 자금원으로도 ESG 채권이 주목받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K-택소노미에 ‘금융서비스’가 포함되면서 카드사를 비롯해 제2금융권의 ESG채권 발행이 용이해진 면도 있다. K-택소노미에 포함되는 활동만 녹색채권으로 인정되는데, 이에따라 개인이나 기업의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 구매·임차 시 금융권의 대출 등 금융서비스 제공 활동이 친환경 활동으로 인정되며서 카드사들의 녹색채권 발행이 크게 늘었다.

카드사들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22년 카드업계의 연간 ESG채권 발행 규모는 1조5850억원에 달했으나, 2023년 2조3200만원 규모로 크게 늘었다.

다만 앞으로는 카드사들의 ESG 채권 발행 규모가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금융권 상생금융 독려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는 한계가 있으며 국내외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쓸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한정돼 있어 지금처럼 채권 발행 규모가 계속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ESG펀드·주식 등 관련 금융상품의 성과가 부진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국내에는 ESG채권으로 모집한 자금의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보니 앞으로 금융권의 ESG채권 발행 규모를 늘리려면 ESG채권으로 모집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종류와 수익성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