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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꿈틀①] 은행·보험·저축은행 대출 문턱↑…‘고금리 카드론’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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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꿈틀①] 은행·보험·저축은행 대출 문턱↑…‘고금리 카드론’ 몰린다

시중은행·보험사·저축은행 등 ‘신용대출’ 축소 기조 ‘뚜렷’
‘카드론’만 40조원 돌파…추가대출 필요한 고신용자 유입
1·2금융권 대출 어려워지자, 카드사 대출 수요 늘어난 영향

시중은행 등의 대출 한도가 줄자, 추가 대출을 받으려는 고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등의 대출 한도가 줄자, 추가 대출을 받으려는 고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보험,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은행권에서 소화하지 못한 대출 수요가 고금리인 카드론으로 몰리는 것이다. 추가 대출이 필요한 고신용자들이나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카드론에 몰리면서 카드사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2일 금융권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4월(39조9644억원)보다도 5542억원(1.3%) 늘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서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도 늘고 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조8353억원에서 1조910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고금리인 카드론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배경은 우선 다른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 영향이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신용리스크를 우려해 신용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이 5조8466억원 불어난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 102조9924억원에서 2143억원 줄어든 102조7781억원을 기록했다. 주택거래 회복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둔 선수요까지 겹치면서 주담대 위주로 대출이 몰렸다.

불황형 대출의 일종인 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도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3월말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보험회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26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6000억원 쪼그라들었다. 가계대출이 1조3000억원 감소한 133조7000억원, 기업대출은 3조3000억원 감소한 13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마저도 대출할 여력이 없어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예적금 수신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고 수신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한다. 그런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여신 영업에 어려움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100조7456억원으로 직전 달(101조3777억원)보다 6321억원(0.62%) 감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11조3423억원(10.11%) 줄었다.

업계에서는 저신용자의 경우, 카드론도 막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들도 신용리스크를 이유로 대출태도를 강화하고 있어, 추가 대출이 필요한 고신용자 중심으로 유입이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고신용자에게 주로 적용되는 ‘10% 미만의 금리’를 이용하는 카드론 고객 비중은 늘었다. 삼성카드의 경우 금리 10% 미만 카드론 이용자는 전체의 14.1%로 지난해 말(6.07%) 대비 2.3배나 증가했다. 롯데카드도 0.88%에서 6.05%로 상승했고, 국민카드도 0.49%포인트 소폭 늘어 6.43%를 기록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제1금융권에서 소화하지 못한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넘어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드사들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저신용자의 경우 여전히 대출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