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대통령 복심’으로 통했던 이 원장은 총선 출마설, 대통령실 합류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설, 금감원장 잔류설 등에 시달리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 다양한 후보군이 차기 금감원장으로 거론됐지만, 이번 인선안에 금감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됐다. 전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윤석열 사단의 전 막내 검사였다. 그는 2022년 6월 최연소이자 첫 검사 출신의 금융감독원 원장이 됐다.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1년 남았지만 역대 15대 금감원장 중 임기를 끝마친 사람은 5대 윤증현·7대 김종창·13대 윤석헌 전 원장 단 3명뿐이다. 계속되는 임기 중 교체에 금감원장 임기는 원래 2년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금감원장 교체설에도 힘이 실렸다.
계속되는 교체설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잔류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 연말 인사를 언급했다. 연말 인사가 5개월 남은 시점에 다소 이른 발언으로 이 원장이 잔류하겠다는 말을 간접적으로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이 원장은 지난 2일 부서장 인사는 폭을 최소화했지만, 향후 인사는 성과 중심 기조를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라며 "올해 말 예정된 정기인사는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업무성과에 따라 승진 등 보직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4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밸류업, 보험개혁 등 판을 벌여놓은 것들이 있다. 제가 다른 사정이 있어 떠난다 해도 판을 벌인 게 자리 잡아야 간다는 사명감은 있다”고 말하며 교체설을 언급했다.
이어 “임명권자께서 결정할 문제지 제가 어떻게 한다 아니다 말할 건 아니다. 오늘 일은 오늘 일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며 거취 논란을 일축했다.
금융당국의 '실세'라는 이 원장은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야당도 계속해서 이 원장을 저격했다. 민주당은 작년 "정기국회서 이 금감원장 권력남용을 지적할 것"이라고 말한 이후, 지난 4월 "공평해야 할 공권력이 특정 세력의 편을 들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공권력의 남용, 관권 선거라고 부른다"며 "금감원의 조사 역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공정하게' 한 것인지 분명 따져 물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새롭게 금융위원회를 이끌게 될 김병환 후보자와도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한 학번 차이 선후배, 역대 최연소 수장의 만남이 된다.
김병환 후보자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금융원장에 대해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금융위원장 지명 시 대통령이 금융시장 안정,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위한 관계 부처 간 협업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했다"며 "경제금융비서관 시 이 원장과 업무 협의를 많이 했고, 호흡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수습기자 minjih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