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금융권 밸류업②] 4대 금융지주, 美日 대비 저평가… "이제 그만"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0

[금융권 밸류업②] 4대 금융지주, 美日 대비 저평가… "이제 그만"

KB·하나금융,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역대 최고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도 주주가치 제고에 주가 상승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세미나'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세미나'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밸류업 프로그램 선두주자로 꼽히는 4대 금융지주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저평가 탈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사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밸류업 정책을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주가 상승폭도 두드러지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그동안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3~0.44배(지난해말 기준)였지만 올들어 상승세다. 일본 주요 은행들 PBR(0.8배 수준)과 미국 JP모건(1.62배) 등 주요국 은행 대비 심각한 저평가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권과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전체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6%로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신흥국 평균인 39%보다 낮고, 선진국 평균인 약 50%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국 기업들의 10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4로, 미국(3.64)은 물론 신흥국 평균인 1.58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금융주들은 주주환원 성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주가가 낮게 형성돼 왔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3~0.44배에 그쳤다. 일본 주요 은행들 PBR이 0.8배 수준이고, 미국 JP모건의 PBR이 1.62배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세제 지원과 투자 우호적 환경 조성을 약속하면서 금융권의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다. 다만 금융주 중에서도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과 배당 확대 가능성이 낮은 종목간의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금융주 주가 추이에서도 희비가 갈린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저PBR 기업이 아닌 실적 등 업황이 뒷받침되는 기업이나 배당확대 의지가 확고한 기업 또는 배당 여력이 큰 기업 등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주주환원 의지가 높고 이익 체력도 충분한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올해 줄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배당성향이 모두 50%를 초과하는 등 밸류업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또 보험사들 중 배당 확대 의지와 여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경우에도 올해 주가가 각각 35.63%, 42.69%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보험주 중 배당을 하지 않거나 배당 성향이 20% 미만으로 낮은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등의 경우 올해 주가 상승폭이 10%대로 보험주 중 낮은 편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 의지와는 별개로 한국 금융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된다.

일본의 밸류업 정책 성공사례가 예시로 자주 제시되고 있지만 사실 일본의 경우 밸류업 정책이 10년 이상 진행됐으며 밸류업의 주역인 수출 대기업들이 역대급 엔저와 비교적 낮은 최저임금 등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밸류업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높고 기업들의 이익 체력이 충분해 배당 여력이 크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실적이 악화됐다. 한국 대표 대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해 올해 내야 할 법인세가 ‘0’원일 정도로 기업들의 이익 체력은 낮다.

또한 한국 금융사들의 해외 자산이나 사업 비중이 낮고, 이자 수익 중심의 사업 구조로 인해 낮은 성장성을 보이는 것도 밸류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이 성장해야 배당 성향이 일정해도 배당금이 증가한다. 반면 기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는 배당 가능한 이익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밸류업 정책 등 이벤트성으로 배당 금액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한국 주식의 주가 상승은 한계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정책 시도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자발적인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 금융권의 저평가 탈출은 정부 정책과 기업들의 노력이 조화를 이뤄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금융사들의 실적 개선과 배당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