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들은 조만간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역대급 밸류업 정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주들은 글로벌 표준 대비 배당성향이 낮고, 주주환원이 박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밸류업 정책이 수십 년간 지속된 저평가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규모보다 주주에게 얼마를, 어떻게 돌려주는가에 관심이 더 크다. 금융지주들이 그간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2금융권도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분주하다. 가장 먼저 메리츠금융지주가 상장 금융지주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실행 계획’을 공시했다. 메리츠금융은 2025 회계연도까지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50%가 넘는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고, 2026 회계연도 이후부터는 내부투자 수익률과 현금배당 수익률, 자사주 매입 수익률 등 3가지 수익률을 비교한 뒤 주주가치 제고에 ‘최적인 자본배치’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밸류업 정책에 맞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이른 시일 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주주환원 정책 발표에 나선다. 삼성화재도 지난번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주주환원율을 50.0%로 제시하고,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밸류업 참여 기업에 인센티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늘린 기업에는 5%의 법인세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투자자에겐 저율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편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은 전년 동기 대비 25.1% 늘어난 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소각은 190.5% 늘어난 7조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 밸류업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 같다”면서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일반적으로 낮은 증권·은행 업종의 관심이 큰데, 향후 점차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