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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가시화에 통화정책 전환... 한국 '가계부채', 미국 '고용'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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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가시화에 통화정책 전환... 한국 '가계부채', 미국 '고용' 방점

한국 수도권 중심 집값·가계부채 급증
미국은 실업률 오르고 고용률이 떨어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안정화로 전환되면서 통화정책의 방점이 한국은 가계부채, 미국은 고용으로 전환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가계부채가 급증했고, 미국은 실업률이 오르고 고용률이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잡혔다.

경기 연착륙의 새로운 변수로 피벗(정책 전환) 전망도 엇갈린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물가와 노동시장의 둔화를 이유로 금리인하를 9월로 앞당기는 분위기다.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집값과 가계부채 안정을 고려한다며 8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뒤로 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인플레 둔화에 자신하면서도 노동시장 리스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노동시장 열기가 식어가는 현 상황에서 물가와 고용이라는 연준의 두 정책목표를 살펴볼 것"이라며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악화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연준이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도 "우리는 인플레이션만을 목표로 하는 중앙은행이 아니다”며 “우리에게는 고용(을 지켜야 하는) 의무도 있다"고도 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기록하는 등 물가 안정에 이르고 있지만, 일자리 수 증가폭이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고, 실업률이 연준의 전망치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고용시장의 냉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던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첫 마이너스다.

6월 실업률도 5월 4.0%에서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4.1%)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발표된 미 연준의 수정 경제전망이 예측한 올해와 내년 실업률 각각 4.0%, 4.2%보다 빠른 상승이다. 올해 1~6월 월평균 일자리 수 증가폭도 22만2000건으로 지난해 25만1000건에 비해 둔화됐다.

한국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4%를 기록하면서,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물가 둔화가 가시화되며 기준금리 인하의 소수의견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했다. 물가는 전망 경로를 따라가고 있지만 최근 금리인하 기대로 집값과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급등, 급증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폭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배 확대됐다. 은행 주담대가 1~6월 26조5000억원 늘어나며 가계대출 상승을 견인했다. 집값도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상승 전환하며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부턴 상승폭도 확대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면서도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결국, 첫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 JP모건과 매쿼리는 각각 11월과 12월에서 9월로 당겼다. 반면 한국의 교보증권·미래에셋증권·BNP파리바는 8월에서 10월로, 상상인증권은 8월에서 4분기로 첫 금리인하 시점을 미뤘다.


하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h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