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중국계 ABL생명과 동양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외국계 보험사가 8번째로 철수하게 된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그간 우리나라 보험시장 진출과 철수를 반복해왔다. 네덜란드계 ING생명은 2013년 철수했으며 영국계 우리아비바생명은 2014년, 독일계 알리안츠생명은 2016년, 영국계 PCA생명은 2017년,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은 2020년 국내 시장을 떠났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에는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스위스 처브 그룹에 팔면서 한국에서 철수했다. 현재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데 이들 매각이 완료되면 외국계 보험사 수는 더 줄어들게 된다. 이들 보험사의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도 현재 한국 시장 철수를 준비 중이다.
AIA생명이 한국에서 철수할 의향을 공식화한 일은 없다. 그러나 외국계 보험사들이 철수할 때마다 함께 이름을 올리는 곳 중 한 군데다. 특히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성장동력을 상실해 가면서 매각설에 힘을 더하는 분위기다. 메트라이프생명 역시 꾸준히 철수설이 제기되는 보험사다. 하지만 메트라이프 그룹 내 수익 기여도가 높을 뿐 아니라 한국 시장 내 입지도 탄탄해 당장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
메트라이프생명은 1998년 미국 메트로폴리탄생명이 보유지분 51%에 국내기업 보유분 49%를 전량 취득해 100% 미국계 회사가 됐다. 이후부터 올해 3월까지 잊을 만하면 지분 구조가 바뀌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메트라이프생명의 최대주주는 메트라이프UK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향후 5년 안에 국내 생보사 상위 5개사 안에 들겠다고 선언하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배경이 자국 보험사의 수익 악화로 인한 것인지, 우리나라 시장 매력 하락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모국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와 영업환경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경쟁이 심하고 포화한데다 규제 강도도 강한 편이라 사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