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전 업권에서 위축되고 있지만 은행권은 ESG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ESG 펀드들이 기피하던 방산, 석유, 석탄 등 전통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등 전반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은행들은 ESG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조직을 신설·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ESG가 외면받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게 ESG금융을 선도해 건전한 이미지 구축과 수익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ESG가 위축되는 다른 업권과 무관하게 ESG금융에 적극 나서 주목받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올해 대한민국 ESG 대상 국회의장상을 수상하는 등 농업부문에 기여를 강화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해 농업인 외부사업 배출권 구입과 비용지원으로 신소득을 발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ESG금융에 주력하는 것은 농협은행 뿐이 아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100조원을 투입해 ESG금융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신한은행도 지난 2021년 ESG 기획실을 신설·운영해,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평가에서 AAA등급을 받았다. KB국민은행 역시 최근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ESG컨설팅을 실시한 바 있다.
그 배경에는 ESG금융이 은행의 건전한 이미지 구축에도 좋고 수익도 도모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이 깔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과 수행하는 업무 대부분은 농민 등을 대상으로 해 ESG와 관련이 깊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ESG가 외면 받는) 사회적 분위기에 관계 없이 ESG금융을 선도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행의 부가 소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을 밝혔다. 농협은행은 정부와 함께 탄소 중립 공동선언을 해 저탄소 농산물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 정부 지원을 받는다.
이 관계자는 "농업인 외부사업 배출권 구입 지원 사업의 경우, 농업인이 농축산물에 저탄소 인증을 받으면 판매가 가능한 탄소배출권을 가지게 된다"며 "농업인의 탄소배출권 거래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어 농협은행이 대신 판매·구매하는 '대행' 역할을 하고 일정 비용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