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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금고지기 경쟁…‘두둑한 출연금’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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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금고지기 경쟁…‘두둑한 출연금’이 관건

부산·광주, 2025 금고관리은행 선정 앞두고 구분입찰 경쟁 중
금고지정조례 평가항목 중 지역사회기여·출연금이 변수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수납장에서 관계자들이 화폐 공급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수납장에서 관계자들이 화폐 공급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지역 금고 유치를 두고 은행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실정을 잘 아는 지역 은행이냐, 자본력이 막강한 대형 시중은행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도금고 유치 경쟁의 ‘회심의 투구’는 은행의 지역사회기여, 협력사업, 출연금 등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따르면 2024년 시·도금고 은행 약정이 만료하는 지역은 부산시, 광주광역시, 제주도 등 3곳이다. 이중 부산과 광주는 1금고와 2금고를 나눠서 입찰하는 구분입찰 경쟁을 벌인다. 금고 선정은 통상 3~4년 주기로 진행된다.
지역 금고 중 최대 규모인 부산시금고 운영 은행은 이르면 금고지정심의위원회가 열리는 24일 결정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인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 지역 은행인 BNK부산은행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1년부터 24년간 1금고를 수성해온 부산은행은 자리를 뺏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도 오는 11월 시금고 은행을 새롭게 확정한다. 광주시 1금고는 지난 1969년부터 55년간 광주은행이 도맡아오고 있다. 역사를 바꾸려는 시중 은행들이 무서운 기세로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금고 선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광주 지역 재투자 최우수 등급’ 획득 은행만 해도 광주·신한·하나·국민·기업·NH농협 등 6곳에 달한다.
관건은 출연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금은 은행이 금고를 운영하는 동안 자치단체에 내는 협력사업비 명목의 현금이다. 이 돈은 일반재원에 속해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 입장에선 출연금을 많이 내는 은행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산시와 광주광역시가 각각 제시하는 금고지정조례에 따르면 지역사회기여 및 협력사업 항목에 100점 만점 중 7점이 배점돼 있다. 이 가운데 2점은 출연금액으로 따진다고 명시했다.

협력사업비가 부족하다며 공개적으로 지적을 당하기도 한다. 광주은행 측은 지난 6월 광주시의회에서 ‘협력사업비가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을 들은 바 있다.

더군다나 출연금은 숫자로 나타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라는 점에서 자치단체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역 은행 관계자는 “출연금액이 선정 자체를 좌우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사회공헌 등 여타 지표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