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1일 당정협의를 거쳐 관계기관과 함께 ‘불법사금융 척결 및 대부업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미등록, 부적격 사업자들은 시장에서 과감하게 퇴출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단속·처벌한다는 계획이다. 서민들에게 급전 창구 역할을 해온 대부업체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되지만, 금융당국은 오히려 합법적이고 신뢰성 있는 대부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지자체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7682개로, 이 중 16%는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23%는 대부 잔액조차 없는 상태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강화된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약 4300개의 업체는 퇴출 위기에 처하게 된다. 반면, 요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약 3300개로, 그중 개인이 운영하는 업체는 2000개, 법인은 1300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또한 일정 기간의 규제 유예 기간을 두어 업계가 새로운 기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불법대부업자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는 반면 우수대부업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정부는 서민금융 공급 장려를 위해 우수대부업자 지정의 법률상 근거를 마련하고 우수대부업자의 총자산 한도는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건전한 영업을 하는 대부업자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 제공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부업은 서민들에게 급전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평균 조달금리가 8%에 달해 영업 마진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규모를 줄이거나 폐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실제로 대부업 신용대출 규모는 2018년 12조7334억 원에서 지난해 4조6,97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업체 숫자가 급격히 줄면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진홍 금융위 금융소비자 국장은 제도개선방안에 대해 ”불법 사금융을 완벽하게 뿌리 뽑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부업시장을 서민들이 긴급자본을 융통할 수 있도록 건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업 규제 강화에 대한 여야의 이론이 크지 않아 제도개선 법안의 국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관련법안을 발의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법사금융 대책 발표를 환영한다“라며 ”여야 이견이 없는 법인 만큼 조속히 법안을 논의해 통과시켜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