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인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야3당 주도로 법개정에 나서면서 힘으로 찍어 누른다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19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야당 주도의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이 이달 발의됐다.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투 톱’ 체제의 금융감독체계를 도입하자는 내용이 골자로, 현재 금융위가 맡는 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 소관으로 넘기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성격을 일원화한 과거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부활 및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을 주장한다.
쌍봉형 금융감독체계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하루 이틀 예삿일이 아니다.
역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흩어져 있던 금융감독기구는 당시 정부 방침에 따라 금융감독원으로 일원화됐고 의사결정 기관인 금감위가 그 위에 배치됐다. 그러더니 이명박 정부 들어 금융정책 기능도 수행하는 금융위가 신설, 금감위는 폐지됐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장이 분리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다 대선 때마다 금융감독체계 ‘수술’ 예고가 이뤄졌다. 2012년 시행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당시 후보 모두가 쌍봉형 체계 도입을 내세우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후 박근혜 정권 시작으로 체제 개편에 탄력을 받는 듯했지만, 그 끝은 ‘폐기’였다.
당시 반대 진영은 책임론과 비용 문제를 들며 체계 도입을 회유했다. 일차적으로 금융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맡는 기관이 이분화된다는 개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혁세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만약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분산된 조직을 흔든다면 위기관리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게다가 금융감독을 맡는 기관이 두 곳으로 늘어난다면 금융사고 발생 시 어느 곳에 책임을 물을지도 모호해진다. 이는 문제 처리의 신속성을 떨어뜨려 소비자 보호 기능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만만찮은 비용도 문제다. 감독기관 추가 신설 시 2012년 기준 최소 2000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물가로 따지면 기하급수적인 액수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쌍봉형 금융감독체계 도입 논의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0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감사원 지적에 “조치를 이행 중”이라는 국정감사 보고 자료를 제출한 데 따라 또다시 재점화된 바 있다. 정권이 바뀐 현재도 나온다. 오랜 기간 진도가 안 나가는 이 체계 도입 추진에 비관적인 시선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