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적금 100조 붕괴…대출도 96조대로 빠져

저축은행 업계가 예금과 대출 모두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권의 예·적금 규모가 모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으며 대출은 감소세를 지속하며 96조원대까지 내려갔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잔액은 7월말 기준 99조9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100조8861억원에서 1조원 가까이 빠지면서 100조원 선이 무너졌다. 저축은행 수신이 10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21년 11월 98조6843억원 이후 2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출 규모 역시 96조9415억원으로 감소해 2021년 10월 95조5783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이같은 위축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우선 2022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금리가 올라가고 은행권과의 고금리 경쟁으로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막고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수신 규모가 줄어들었다.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가 심각해지면서 저축은행들은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게 되었다.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여신 잔액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순손실은 3804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839억원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이러한 손실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수신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연말에 도래하는 1년 이내 정기예금의 만기에 대비하고 최근 금리인하 기조로 조달금리가 하락할 것에 대응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전 분기 대비 상승했으며, 유동성비율과 대손충당금적립률도 각각 법정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총자산은 120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 감소했고, 자기자본도 14조4000억원으로 0.5% 줄어들어 여전히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