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할인율이 하락하면 자산가치 증가분보다 부채가치 증가분이 커 자본이 감소하는 구조다. 특히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에도 영향을 미쳐 ‘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에도 악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행 회계제도에서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현재 가치로 적용한다. 그런데 금리 인하기에는 자산의 가치보다 만기가 긴 부채의 증가폭이 훨씬 크다. 쉽게 얘기해 전체 자산 비중에서 각각 절반을 차지하던 자본과 부채 중 부채가 더 늘어나 자본이 부족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 하락 추세 속에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이 실행되면서 보험사의 자본이 감소하고, 지급여력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새로운 회계제도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시중금리보다 보험부채 할인율을 높게 산출했으나, 제도 도입 이후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할인율을 점차 현실화하는 방안을 진행하기로 했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서 할인율 변동은 당기순이익과 기타포괄손익 중 선택해 반영할 수 있으나, 대부분 보험사는 기타포괄손익으로 할인율 변동을 반영한다. 보험사 자본은 이익잉여금과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을 합산하는데,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이 감소하면서 이익 증가에도 자본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연구원 측은 “보험사 이익 증가에 따라 현금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으나 지급여력비율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관리를 위해 장기채권 매수뿐만 아니라 만기 30년 국채선물, 공동재보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올해 1분기 보험사의 K-ICS 비율은 223.6%로 전분기 232.1% 대비 8.5%p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는 222.8%로 9.3%p 하락했고, 손해보험사는 224.7%로 7.4%p 줄었다. 보험사의 가용자본은 262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000억원 증가했고, 요구자본은 11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4조6000억원 늘었다. 경과조치 후 K-ICS 가용자본이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요구자본은 운영 리스크 강화 등으로 크게 증가한 탓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