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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시대②] 보험 올해 ‘후순위채’ 발행 2조 넘었다…건전성 관리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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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시대②] 보험 올해 ‘후순위채’ 발행 2조 넘었다…건전성 관리 ‘진땀’

현재까지 2조3000억 원 발행…금리인하 대응 자본확충
건전성 지표인 ‘킥스’ 개선 목적…추가 발행 지속할 듯
손보사보다는 상품 만기 긴 생보사에서 발행 ‘봇물’

금리 인하에 대응해 보험사들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리 인하에 대응해 보험사들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명·손해보험사가 올해 자본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이 2조3600억원에 달했다. 금리 인하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다. 특히 회사채 발행금리가 연초 대비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보험사의 후순위채가 인기인데 자본확충과 우호적인 투자 여건에 힘입어 발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보험업계 따르면 올해 생·손보사가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는 2조3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별로 보면 메리츠화재(6500억 원)와 한화생명(6000억 원), 한화손해보험(3500억 원), KDB생명보험(2000억 원), ABL생명(2000억 원), 흥국화재(2000억 원), 동양생명(1500억 원), 롯데손해보험(100억 원) 등 순으로 발행이 많다.
보험사에서 후순위채 발행이 잇따르는 배경은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K-ICS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능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올해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의 K-ICS는 222.8%로 작년동기 대비 10%포인트(p) 하락했고, 손해보험사는 224.7%로 6.7%p 감소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한화생명 173.1%, KDB생명 129.2%, 푸본현대생명 182.8%, ABL생명 160.6%, 하나생명 154.7%를 기록했고, 현대해상 166.9%, 롯데손해보험 184%, 하나손해보험 129.3%, MG손해보험 52.1%로 나타났다.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면 보험사의 건전성은 대체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선제적인 자금 조달 수요가 많아졌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투자수익률도 떨어지기 때문에 보험사는 적립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고 적정 기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자본도 늘려야 한다. 특히 자금확충 움직임은 손보사보다는 생보사에서 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보다 만기가 긴 상품을 취급하는 생보사는 투자금 회수 기간을 뜻하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과 부채의 평가가격이 올라가는데 생보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부채가 자산 증가 속도보다 빨라진다. 생보업계가 연초부터 금리 인하에 대비해 저축보험보다 건강보험 판매를 늘려온 점도 건전성 관리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보험사 채권은 매력적인 물건이다. 보험사 후순위채는 4~6%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는데, 최근 시장금리가 상당 폭 낮아지면서 고수익 투자 상품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전언이다. 실제 지난 7월 한화생명이 연 4.8%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총발행액 5000억 원 중 20%(1100억 원) 이상을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리 환경 변화로 인해 건전성 이슈 계속해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채권 발행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 늘어나고 자본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현재 발행 여건이 나쁘지 않은 후순위채 등을 통한 선제적인 조달 움직임이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