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외국계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역량이 밀리고 대규모 마케팅을 선호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로 전락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이 1379억원으로 그나마 선방했고, 동양생명 884억원, AIA생명 297억원, 푸본현대생명 292억원 순으로 이익 규모가 작았다. 메트라이프생명과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의 경우 적자를 봤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이 회계제도 변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올해 국내 보험사들은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된 영향을 보였다. 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성과를 많이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삼성생명·한화생명 등 주요 생·손보사들은 올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개선된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글로벌 시장과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국내 시장의 열악하고 비우호적인 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국법인의 지점과 연락사무소는 영업활동의 여부에 따라 구분되며 ‘외국환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지점은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외국 법인이며, 연락사무소는 영업활동이 불가능하되 시장조사·마케팅 업무 등은 가능한 외국법인이다. 현재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해 있는 보험사 대부분은 세금을 내고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지점 형태로 진출해 있다.
그러나 보험시장이 포화하고, 둔화해 있는 상황에서 국내 보험사들처럼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확대하기 쉽지 않고, 이미 브랜드 역량에서도 밀려 파고들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외국계 보험사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와 달리 마케팅 접근 방식이 다르다”면서 “어떤 대규모 투자를 발생시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소비자들로부터 의미 있는 반응을 끌어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