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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눈앞인데… 고령자 맞춤형 보험 시장 '걸음마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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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눈앞인데… 고령자 맞춤형 보험 시장 '걸음마 단계'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로 인해 고령자 특화 보험상품 개발이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로 인해 고령자 특화 보험상품 개발이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고령자 맞춤형 보험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 비중 35.5%, 2026년 노인 인구가 21.6%에 달하는 등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고령자 특화 보험 대응은 더딘 모습이다.

최근 들어 치매·간병보험 등이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상품의 다양성과 변별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초고령사회를 앞둔 우리나라의 고령자 맞춤형 보험시장이 규제에 막혀 일부 좌초되는 등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국내 최초로 돌봄로봇을 지급하는 특약을 선보였다. 해당 특약은 배타적사용권까지 획득하며 주목받았지만, 이는 오히려 한국 보험 시장에서 고령자 전용 서비스가 이제야 시작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금까지 고령층을 위한 보험 상품은 주로 치매 보험, 간병비, 노인 질환 보장 보험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보험사별 상품 차별성도 미미했다. 특화 보험이라고 해도 특약을 통해 질병 종류를 세분화해 보장해주는 정도에 불과하고 일부 보험사는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따로 출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한, 고령자 전용 특화 보험보다 오히려 ‘유병자 간편 보험’ 등 일반인 대상 상품의 보험료가 저렴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고령자들은 일반 건강보험 상품이나 유병자 간편보험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흥국생명이 60세부터 90세까지 가입 가능한 시니어 특화 보험을 출시하고, 현대해상이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현대해상6090Hero종합보험'을 선보이는 등 보험사들도 고령화 대비 상품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니어를 위한 ‘특화 서비스’나 보험에 부가 서비스를 더하는 등의 창의적인 상품 개발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등 보험 선진국들이 대학, 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고령자 맞춤형 상품과 제도를 개발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상품 부족과 각종 규제로 인해 창의적인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KB라이프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노인요양시설 입소 우선권’을 탑재한 종신보험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주목받았으나 상품 구조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이유로 상품 출시가 좌초됐다.

반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다양한 노인 맞춤형 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보험에 서비스를 접목한 상품으로 고령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일본 니혼생명은 ‘고령계약자 가족대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생전과 사후 서비스로 구분되는데, 병원 동행, 재산관리, 장례 지원 등을 제공한다.

다이이치생명은 치매예방 앱, 뇌운동 프로그램, 인지기능 테스트, 긴급 비상 방문서비스, 치매 전문 전화상담 등 보험을 통해 치매예방과 간병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보험업계도 규제 완화와 함께 산학연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보험 상품을 개발해 고령층을 위한 보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