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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양극화②] 외국계, 본사 투자 미흡·마케팅 소홀…갈수록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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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양극화②] 외국계, 본사 투자 미흡·마케팅 소홀…갈수록 위축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3년 연속’으로 순이익 ‘내리막길’
시장 포화 속 대형사 과점구조, 낮은 브랜드 입지 등 요인
외국계, “투자대비 실익 크지 않아”…마케팅 경쟁 외면 지속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4일 보험업계 따르면 최근 3년 연속으로 외국계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 전체 8개사의 순이익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659억 원으로 3년 연속으로 내리막길이다. 손보사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은데 현재 영업을 하는 19개사의 순이익을 보면 485억 원으로 이익 규모가 미미하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손보사 순이익 규모는 약 660억 원에 달했지만, 2년 만에 이익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나마 생보사 중에선 대부분 영업은 하지만 손보사 중 2개사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에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배경은 자국 대비 낯선 영업환경이 한몫한다. 국내 보험사들과 영업경쟁을 위해선 법인보험대리점(GA) 경쟁이 필수적인데, 대규모 시책을 내건 우리나라와 달리, 마케팅 비용이 부족하다. 실제 우리나라 보험사들의 경우 GA를 통한 시책으로 성과를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삼성생명은 이달 치아보험을 포함한 건강상해보험 상품에 월납보험료의 최대 1600%의 시상금을 지원했다. 이는 익월 지급 300%에 1주차, 연속 가동 등을 합한 금액이다. 현재는 2~4주차를 기준으로 최대 1000%의 시책을 내걸고 있다. 한화생명도 TheH건강보험 상품을 대상으로 익월 500%에 13차월 1000%를 더해 최대 1500%의 시상금을 제공한다.

국내 보험사들처럼 마케팅 경쟁을 위해선 본사 지원이 절실하지만, 외국계 내에선 이런 과열경쟁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투자 비용대비 얻어갈 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에 동참하기보다는 일부 소비자를 겨냥한 ‘틈새 공략’이 더 낫다는 인식이 강하다.
외국계 보험사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보험사들의 지배력이 워낙 공고하다 보니, 똑같이 마케팅에 과도한 역량을 쏟아붓는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마케팅 전략에서도 차이도 큰데, 외국계의 경우 상품이나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보도자료를 쏟아내지 않는다. 현상 유지하더라도 무리하지 말자는 인식이 강하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아무리 글로벌한 브랜드라더라도 현지에서 인지도가 약하다 보니, 좋은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비슷한 보장의 상품이라면 아무래도 삼성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특히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은 외국계 보험사들을 더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과포화된 상황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각되면 우리나라를 떠난 외국계 보험사들은 벌써 8번째가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이미 산업 자체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외국계가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은 환경은 분명하다”면서 “자국 대비 강한 규제환경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