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에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배경은 자국 대비 낯선 영업환경이 한몫한다. 국내 보험사들과 영업경쟁을 위해선 법인보험대리점(GA) 경쟁이 필수적인데, 대규모 시책을 내건 우리나라와 달리, 마케팅 비용이 부족하다. 실제 우리나라 보험사들의 경우 GA를 통한 시책으로 성과를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보험사들처럼 마케팅 경쟁을 위해선 본사 지원이 절실하지만, 외국계 내에선 이런 과열경쟁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투자 비용대비 얻어갈 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에 동참하기보다는 일부 소비자를 겨냥한 ‘틈새 공략’이 더 낫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다른 관계자도 “아무리 글로벌한 브랜드라더라도 현지에서 인지도가 약하다 보니, 좋은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비슷한 보장의 상품이라면 아무래도 삼성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특히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은 외국계 보험사들을 더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과포화된 상황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각되면 우리나라를 떠난 외국계 보험사들은 벌써 8번째가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이미 산업 자체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외국계가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은 환경은 분명하다”면서 “자국 대비 강한 규제환경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