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과 보험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0~30대의 종신보험 가입률이 최대 4% 감소했다. 특히 해당 연령대 남성의 가입률은 23.86%에서 20.14%로, 여성은 22.7%에서 19.88%로 각각 줄어들었다. 이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포함한 수치로, 실제 젊은 세대의 전통적인 종신보험 가입률은 더욱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생명보험사들은 주요 수익원인 종신보험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가 급감하고 제3보험 상품의 경쟁력이 손해보험 업계에 밀리는 상황에서, 종신보험 판매는 여전히 생보사들의 실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실적을 신경쓰다보니 종신보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은 업계의 실적 돌파구로 떠올랐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5~7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10년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납입한 보험료의 20% 이상을 더 돌려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 상품이다.
기존 종신보험처럼 납입기간이 길지 않고 실질적인 저축보험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호응이 크다.
이에 보험사들은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종신보험에 질병보장 같은 혜택을 덧붙여서 판매하거나 기존 종신보험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치매·연금보험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다.
또한, 상속세 대비책으로서의 종신보험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 원을 초과하면서 상속세 납부 부담이 일부 상류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됐다. 이로 인해 종신보험이 상속세 재원 마련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특히 종신보험은 피보험자 사망 시 사망보험금이 즉시 지급돼 현금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또 종신보험은 대표적인 보장성 보험이기 때문에 사망으로 지급받는 보험금은 이자소득세 과세 대상도 아니다.
보유자산 현황이 부동산 80%, 금융자산 20%의 비중으로 되어있는 한국의 경우 종신보험은 평범한 일반인이 부동산을 팔지 않고 단숨에 거액의 상속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종신보험의 기능을 다각화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유병력자를 위한 사망보험, 질병 진단비와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하이브리드형 보험, 치매보장형·연금형·저축형으로 전환 가능한 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종신보험이 출시되고 있다. 이는 종신보험이 사후 보장뿐만 아니라 가입자들이 생전에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을 늘리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2022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이 출시한 '역모기지 종신보험'은 사망 보험금을 담보로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더했다. 이 상품은 노후 소득 보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여, 일반 종신보험보다 평균 가입 금액이 4배 정도 높게 집계됐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