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개발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보험사에서 판매한 ‘무저해지보험’(단기납 종신) 신계약 건수는 약 19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판매한 종신보험 19만 건 대비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단기납 종신은 기존 종신보험의 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면서 매년 수백만 건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생명보험사 역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앞세워 기존 종신보험으로 부진했던 수익을 톡톡히 만회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보험설계사들에게 1200% 시책을 제시하며 판매 열기를 끌어올렸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종말 위기에 몰렸던 종신보험이 리모델링을 거쳐 ‘재테크 성격의 상품’으로 부활한 셈이다.
생보업계조차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선 보험의 보장 기능과 재테크 기능을 겸비한 ‘만능상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한편으로는 미래 생보사의 유동성 위기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지 않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은 미래에 대한 가정을 잘해야 하는데,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해지율이 매우 낮은 상품 중 하나”라면서 “이렇게 해지율이 낮은 상품의 경우, 팔 때야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미래 만기 시점에 보험사 보유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보험사가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보수적인 자금계획을 세우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굉장히 많은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물론 대부분이 채권으로 가지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다 한들 대응할 수 없다는 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면서 “상품 설계 시부터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쌓아두는 금액도 많아 우려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