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금융권은 9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5조~6조원 안팎 정도로는 내려와야 가계부채가 안정화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 가계대출 급증이 금리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는데 이달 가계대출이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11일 예정된 기준금리 결정회의까지 9월∼10월 초 집값과 가계대출 규모를 점검하고 있다. 8월 이후 소비자물가 물가가 안정기에 접어 금융시장 안정에 중점을 둔 금리 결정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8월 사상 최대 규모에 이어 9월에도 크게 꺾이지 않아 부담이 커졌다.
9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5조~6조원 안팎 정도로는 내려와야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5조1000억원), 5월(+6조), 6월(+5조9000억원), 7월(+5조4000억원), 8월(+9조3000억원) 등 매월 5조원 넘는 증가폭을 유지해 왔다. 특히 8월에는 10조원 가까이 늘면서 영끌과 빚투 열풍이던 2021년 수준까지 확대됐다.
가계대출 급증은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연기로 막차 수요과 8월에 집중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뒤늦게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압박해 추가적인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려 했지만 시장에선 이미 ‘빚내 집사라’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여 주택구입이 크게 늘고 있다.
7∼8월까지 서울 주택매매가 활발해 주택 구매자는 수개월 동안의 대출 스케줄을 미리 짜놓고 있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 규제가 나온다고 해서 갑자기 주담대 취급을 줄일 수 없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을 이사 철 가계대출 수요가 추석 연휴 이후 집중된 것도 대출이 쉽게 줄어들 수 없는 요인이 됐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을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지목했는데, 9월 통계에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근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