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대형 GA들이 지난해 경력 설계사 영입을 위해 지출한 정착지원금이 총 259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1200억원 수준에서 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이 같은 경쟁 과열은 보험 판매 환경이 제판분리로 바뀐 결과로 분석된다. GA 채널이 보험 판매 시장에서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영업력 있는 설계사 확보로 인한 규모의 성장이 GA의 이익과 직결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금감원이 최근 5개 대형 GA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약 3500건의 불법 승환계약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설계사들이 실적 압박으로 인해 무리한 영업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해당 조사는 5개 업체만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실제 피해는 이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관련 민원도 증가세에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민원은 9만3842건으로, 전년 대비 7.7%(6792건) 늘었다. 이 중 보험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3% 수준이다. 특히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해마다 전체 민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설계사의 설명 불충분, 부당 승환계약 유도 등 불완전판매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의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에 대한 수수료 협상력이 높아지는 구조"라며 "설계사의 잦은 이직은 불완전판매나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GA 소속 설계사 증가와 보험사 전속 설계사 감소, 그리고 최근의 보험 민원 증가 사이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의심하고 있다. 특히 명확한 소속감이 없는 GA 설계사들이 불완전판매를 저질러도 이에 대한 책임이 원수보험사로 가지 않게 되면서 원수보험사들이 GA 설계사들의 일탈을 묵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A협회는 작년부터 자율협약을 통해 GA 간 이직 시에도 '1200% 룰'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제재 사항 등을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금감원도 부당 승환계약을 유도한 설계사에 대한 적발을 강화하고, 과태료 부과와 업무 정지 등의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제시된 제도로 개인의 일탈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면서 보험업계 신뢰성 회복을 위해서는 사업비·수수료 공개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