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빚지고 사회생활 시작"…청년 대출 경고음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0

"빚지고 사회생활 시작"…청년 대출 경고음

이강일, 20대 신용불량자 6만5887명 분석
정책금융상품 지원만으론 역부족
양질의 일자리로 실질적인 자립 도와야

지난 2월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과 기업이 미리 만나는 '광주청년일경험드림플러스' 행사장에서 구직 청년들이 면접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월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과 기업이 미리 만나는 '광주청년일경험드림플러스' 행사장에서 구직 청년들이 면접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길어지는 고물가·취업난에 대출에 손 벌리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이들의 빚 부담을 덜겠다며 줄줄이 확대 지원하는 정책대출상품은 수명이 언제 다할지 모르는 상황.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신규 고용을 늘리는 등 청년층이 실질적으로 홀로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7일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으로, 지난 2021년 이후 3년 새 25.3% 늘었다. 전체 신용불량자가 동 기간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 늘어난 수치다.
청년 채무의 경우 소액 연체자 비중이 막중한 것이 특징이다. 연체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만4624명으로 88.1%에 달했다. 빚을 지게 된 배경에는 생활비, 주거비 또는 학자금으로 사용할 자금이 필요했던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정책대출상품 지원 폭을 넓히는 방안으로 청년층 자금 애로를 돕겠다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저소득 청년 대상 ‘햇살론 유스’의 올해 공급 규모는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또 미취업 청년, 중소기업 재직 1년 이하의 청년뿐만 아니라 창업 후 1년 이내의 저소득 청년 사업자도 1회 최대 300만원 생계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도 확대했다.
다만 청년들의 실질적인 재기를 돕기 위해선 고정 수익처, 즉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저성장 지속 중에 20대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이 소액 연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청년층 소액 연체 문제를 채무조정 등 금융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정책 등 거시적 정책 실행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7월 고용 동향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가운데 42.9%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다는 이유로 구직 활동을 포기했다.

이와 관련, 한 자본시장연구원은 “근로 이력이 짧거나 없어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딛을 때 상당한 액수의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용 거래 시 스스로가 자체적인 재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