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위원장 제외 6명 중 5명의 의견 일치로 3.5%던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0.25%p 인상으로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이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주문에 따라 은행권이 주담대 금리를 확 조인 덕으로 볼 수 있겠다. 앞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7~8월 두 달간 주담대 금리를 총 22차례 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추가 인상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고 0.2%포인트(p), 국민은행은 4일부터 주담대(변동·혼합형) 금리를 0.2%p 각각 올렸다.
현재 가계대출 추세는 완전히 잡혔다고 보기 어렵다. 금통위 역시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리스크에는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 기업의 대출금리 부담이 모두 줄겠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가계는 0.14%p, 기업은 0.19%p 금리 부담이 경감, 최종적으로 가계는 2조5000억원, 기업은 3조5000억원 상당의 연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빚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진 차주들의 대출 심리를 자극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여기에 주택공급 부족 등 외부적인 문제로 집값이 불붙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22년 6월~2024년 5월 전국 주택 인허가는 86만7000가구, 착공은 58만3000가구로 당초 약속했던 270만가구 공급 목표에 한참 못 미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금리 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별도의 유동성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금리 하락 가능성은 두고 봐야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이미 선반영 된 데다, 은행권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하고자 금리를 조여야 하므로 당장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