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은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고 기상 데이터 등을 활용한 일반 보험 자연재해 위험도 분석 체계를 구축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분석해 풍수해보험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재무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악영향을 차단하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자연재해별 위험도 평가 및 예상 손실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날씨 정보를 기반으로 재해 위험 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DB손해보험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리스크 파급 경로 분석하고, 기상청 빅데이터 활용해 자연재해 위험을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밖에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하나손해보험 등도 기후변화 관련 영향도, 발생 가능성,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보험사 손실은 더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자사 풍수해보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풍수해보험 계약 건수는 1만3302건으로 지난 5년 평균 계약 건수(5254건)보다 약 153%가량 급증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현상의 빈번한 발생과 풍수해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풍수해 피해로 총 4248건의 보험금이 지급됐으며, 지난해 지급된 보험금은 2013년에 비해 약 3배 증가했다.
자연재해 관련 보험은 현대해상 외에도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재해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208억 원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기후 리스크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풍수해보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저조했다. 행정안전부 풍수해 보험관리지도 통합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소상공인 상가·공장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23.1%로 2022년 말(31.8%)대비 8.7%포인트(p) 감소했다.
1년 이내의 짧은 보장기간과 재해지원금이나 무상복구비 등 정부 지원금과 중복 수령을 할 수 없다는 점, 의무보험이 아닌 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임의 보험이라는 점이 등이 원인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