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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지만…대출 문은 ‘닫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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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지만…대출 문은 ‘닫힙니다’

당국, 가계대출 관리 강화
은행권도 대출 더 조이는 중
2금융권 ‘내리 옥죄기’에 차주 비명

국내 기준금리 하락에도 시장금리는 고공행진 해 차주들의 한숨은 깊어간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 홍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기준금리 하락에도 시장금리는 고공행진 해 차주들의 한숨은 깊어간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 홍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준금리가 하락했는데 시장금리는 되레 올라 차주들 한숨이 깊어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지시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옥죄기에 나서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이다. 은행 대출이 위축되자 ‘풍선효과’가 우려돼 2금융권도 대출을 조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하락에도 시장금리가 오르는 기현상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조2000억원으로 둔화세를 보였다. 증가 폭이 5월 5조3000억원, 6월 4조2000억원, 7월 5조2000억원, 8월 9조7000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완화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자 지난달 전국 집값 상승 폭도 내려앉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7% 올라, 전월(0.24%)보다 축소했다. 서울의 경우 9월 상승 폭은 0.54%로 전월(0.86%)과 비교해 안정화했다. 수도권 상승 폭 역시 0.53%에서 0.39%로 감소했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앞으로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국정감사 질의에서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대출규제가 효과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옥죄기 효과를 확인한 탓인지 시장금리 하락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9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다 3.4%로 반등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이기도 한 이 지수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등 금리가 상승 또는 하락하면 같이 오르거나 내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단계적 정상화에 나서면서 자금조달에 경쟁이 붙었다.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으니)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면서 9월 코픽스 반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적용대상 확대안이 검토되면서 대출 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의 전세대출 및 정책대출에 대해 지역, 소득 수준별로 정교화해 산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들 대출을 차등화해 규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 총재의 발언과도 맞닿아 실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DSR이 실수요자에 불편함은 있지만, 어떤 대출이든 본인 능력에 맞게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장기로 봤을 때 DSR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2금융권 대출도 좁아질 전망에 차주들의 고난이 예상된다.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차주들이 2금융권으로 쏠릴 가능성이 점쳐지자, 당국은 전날 새마을금고와 생명·손해보험사를 불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담대 대상 기준을 올려달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한 보험권 관계자는 “대출수요가 전보다 몰리는 추세를 비롯해 시장 상황, 당국의 주문 등을 종합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대출 접수 건 심사 강화 등 방법으로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