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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인상 불가피①] 손보사, 3년 연속 인하에 손해율 악화 ‘적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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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인상 불가피①] 손보사, 3년 연속 인하에 손해율 악화 ‘적자 우려’

삼성화재 등 4개사 손해율 84%…사실상 ‘적자’
운행 증가 등 계절적 요인外 수리비 부담 ‘가중’
보험금 지급 늘었는데 자기부담금 14년째 ‘제자리’
부품 공급 안정화·자기부담금 설정 등 대책 요구

자동차의 대형화와 고급화로 인해 자동차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의 대형화와 고급화로 인해 자동차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량 고급화로 수리비가 높아져 연말 자동차 보험료 인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3년간 자동차 보험료를 세 차례나 내렸고, 고가 외제차와 친환경차 등 수리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적자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최근 자동차 보험료 인상 요인을 보면 단순히 운행량이나 자연재해 등에 따른 영향보다 차량 자체의 고급화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 자동차보험 적자 누적 시 자기부담금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품 가격 안정화 필요성도 높아졌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4개사 단순 평균) 84.2%로, 작년 동월(80.6%) 대비 3.6%포인트(p) 급등했다. 손보사별로는 삼성화재(84.5%), 현대해상(83.5%), KB손해보험(84.8%), DB손해보험(84.0%)의 손해율이 모두 80%를 넘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4개사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손해율도 80.4%로, 작년(77.8%) 대비 2.6% 올라 80%를 넘겼다.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배경은 피서객 증가와 전기차 화재 사고 피해 등으로 인한 손해율 증가가 지목된다. 앞으로 가을철 행락객 증가와 태풍, 겨울철 폭설, 결빙 등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보험료가 커질 요인만 남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보통 자동차 보험료 산정은 연말에 이뤄지고, 인하 여부 등은 금융당국과 보험사가 논의해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차량 자체가 커지고 고급화되면서 보험료 인상 요인이 더 커졌다고 지적한다. 국내 고급차나 외제차의 경우 과거 일부 고소득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충분히 대중화가 이뤄진 만큼 자동차 보험료를 끌어올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보험연구원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 대형차 비중은 지난 2016년 23.5%에서 올해 7월 말 27.3%로 증가한 반면, 나머지 중소 및 경형 차량의 비중은 모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제차 비중도 2016년 7.5%에서 13.3%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외제차 수리를 위해 지급하는 보험금 규모는 국산차량 지급액의 2.6배, 부품비는 3.7배 더 많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고급화에 따라 보험금 지급 부담도 커지는 만큼 부품 공급 안정화와 함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자기부담금은 2010년 비례공제방식을 도입한 이후 2024년 현재까지 통상 20만~5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기차량손해담보에 대한 자기부담금 설정 금액의 범위를 확대해 과도한 수리 등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면서 보험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