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페달 오조작 고령자·여성 ‘빈번’…방지 장치로 사고위험 최대 90%↓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0

페달 오조작 고령자·여성 ‘빈번’…방지 장치로 사고위험 최대 90%↓

연평균 2000건 이상 페달 오조작 사고 발생
4건 중 1건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차지
日처럼 ‘오조작 방지 장치 의무화’ 해야

지난 7월 차량 역주행으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국화가 놓여 있다. 사진=정성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차량 역주행으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국화가 놓여 있다. 사진=정성화 기자
자동차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가 연평균 2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적 젊은 40·50대의 여성 운전자들도 같은 나이대의 남성 운전자 대비 페달 오조작이 많았다.

다만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설치할 경우, 사고위험을 최대 63%, 자동긴급제동장치(ABS)와 함께 장착하면 90% 이상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16일 이같은 내용의 ‘페달 오조작 사고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발생한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이다.

조사결과 페달 오조작 사고는 매년 총 1만1042건, 매월 160건 이상, 연평균 2000여건 발생했다. 주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번갈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빈번했고, 사고장소는 주로 주차장, 교차로, 신호등 앞 등이었다.
특히 페달 오조작은 61세 이상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페달 오조작사고 4건 중 1건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였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는 2718건으로 25.7%를 차지했다. 70세 이상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는 같은 연령대 면허소지자 점유율 대비 2.5배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전진 상황에서 후진(R) 기어 변속을 넣거나 후진 상황에서 전진(주행 D)하는 등 변속 기어변속 오조작 사고도 총 2만146건 발생해 차량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 역시 빈번했다.

국내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만명으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5.9%이나,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은 14.6%에 달했다. 고령자는 면허소지자라 할지라도 실운전자 비율이 타 연령대 보다 낮은 것을 감안할 때 페달 오조작 사고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하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은 동일 연령 운전면허 소지자 점유율보다 낮게 분석됐다. 30대 이하 운전자는 국내 운전면허 소지자의 33.9%(1139만명)를 점유하고 있으나 페달 오조작사고 점유율은 18.0%에 불과했다.

45~54세 여성운전자의 경우 패달 오조작 사고가 동일 연령 남성보다 많았다. 남성의 경우 55세 이상부터 운전면허 소지자 점유율 대비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이 높아져 60세 이후 격차가 커지는 반면, 여성은 40세 이후 중장년층부터 페달 오조작사고 점유율 높았다.

45~54세 여성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사고는 최근 5년간 1157건에 달한다. 이는 동일 연령 남성운전자 960건 보다 20.5% 많은 수준이다.

한편 차량 오조작 방지장치(PMPD·ACPE)를 설치하면 사고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2년 자동차기준 국제조화 회의에서 가속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장착할 경우 63%의 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하며 자동긴급제동장치(AEBS)와 함께 장착할 경우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령운전자가 많은 일본은 신차 출시 모델의 90% 이상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하여 판매 중이다. 기존 차량에도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할 수 있도록 애프터마켓용 장치 또한 보급 중이다. 국내는 현대자동차 캐스퍼EV에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장치 장착 시판 중이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페달 오조작 사고는 연령과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령운전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페달 오조작을 감지, 차단하는 장치에 대해 의무화에 준하는 보급 정책이 필요하다”며 “신규 차량에는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의무 장착 방안을 신속히 도입하고, 일본처럼 기존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용 제품도 보급하는 등 사고 예방에 대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