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3분기에만 약 3조52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기준금리 하락으로 인한 건전성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올해 3·4분기 자본 확충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K-ICS 비율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로, 금리 하락의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달 금리가 현재보다 1% 하락할 경우, 보험사들의 K-ICS 비율이 최대 30%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보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만 약 3조5200억 원 규모의 자본성채권이 발행했다. 한화생명(6000억 원), 코리안리(2300억 원), 교보생명(7000억 원), 메리츠화재(6500억 원), 한화손해보험(3500억 원), KDB생명(2000억 원), 흥국화재(2000억 원), ABL생명(2000억 원) 등이 자본 확충에 나섰다.
4분기에도 자본 확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발행한 채권의 콜옵션 만기 시점이 도래하고, 기준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본 확충 필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또 현재 금리 하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보험사들은 수요가 있을 때 신속히 자본을 확충하자는 전략이다. 만약 투심이 사그라들면 똑같은 채권이라도 미매각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하더라도 K-ICS 비율을 크게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K-ICS 비율 하락은 앞선 자료처럼 두자릿 수로 나타나는 반면 자본 확충을 통해서는 몇천억원을 투입하더라도 2~3%포인트 올리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회계제도의 '쓴맛'이 이제야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호실적을 보였던 보험사들이 이제야 금리 하락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의 어려움을 실감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원수보험사들이 금리 위험 등을 재보험사로 이전할 수 있는 공동재보험도 주목받고 있다. ABL생명, 신한라이프, 삼성생명에 이어 동양생명도 공동재보험에 가입했으며, 메리츠화재도 가입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공동재보험 가입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