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로 이전보다 비대면 영업채널이 활성화하긴 했지만, 보험 가입 시 여전히 70% 이상이 대면을 통해 판매된다. 반면 보험사들은 법인보험대리점(GA)을 앞세워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는 무려 2000억 원의 적자를 봤는데 올해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카카오손보와 캐롯손보가 각각 373억 원과 308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신한EZ손보가 61억 원의 손실을 봤다. 적자 폭은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수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소비자들 대부분이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보험사들은 GA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는 추세다. 실제 디지털보험사와 다르게 일반 종합보험사들과 GA들의 실적은 나란히 고공행진이다.
한화생명 산하 GA의 상반기 매출은 무려 ‘1조 원’을 돌파했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피플라이프, 한화라이프랩 3개 GA를 보유하고 했는데, 이들 3개사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2247억 원으로 전년 동기(9060억 원) 35.2% 급성장했다. 인카금융서비스와 지에이코리아 역시 각각 2214억 원, 2108억 원으로 실적 개선을 지속했다.
보험사들 역시 GA에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지속하고 투자손익도 한층 나아질 거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7개 보험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2550억 원으로 전년동기(1조6240억 원) 대비 38.8%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가 5470억 원 전체 업계 통틀어 1등이 유력하고, 삼성생명(5320억 원), DB손해보험(4446억 원), 한화생명(3291억 원), 한화손해보험(860억 원) 등 모두 나아진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의 과당 경쟁이 디지털 보험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대면영업 중심의 시장 구조가 고착화한 탓에, 디지털 전환이 미뤄지고 설계사 영입 경쟁과 부당 승환계약에 따른 불완전판매 등 우려만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면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보험시장 특성상 디지털보험사들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면서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