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과 국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 민간금융 섹터의 화석연료 금융 규모는 211조2000억원으로, 전체 화석연료 금융의 63.7%를 차지했다. 이는 공적금융 섹터(120조300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민간금융권의 투자 형태를 들여다보면, 전체의 64.8%가 한국전력 등 발전 관련 채권에 집중됐다. 또한 약 10조2000억원은 발전소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투자됐는데, 이 중 8조4000억원이 고성하이화력, 강릉안인화력, 삼척블루파워발전소와 같은 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에는 PF 투자 지분을 거래할 수 있는 2차 시장이 미비해, 외국과 달리 최소한의 손실로 기존 투자를 줄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투자 철회 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을 알고 투자를 철회하는 경우에는 배임이나 횡령 등의 법적 책임 소지도 있어 보험사들이 쉽게 투자를 철회할 수 없게 만든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김다정 책임연구원은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평가에 기후리스크 고려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은행, 보험사, 국민연금 등 금융권 전반의 협력적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보험업계의 ESG 활동이 종이 없애기, 환경정화 활동 등 표면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일부는 구조적 한계 등 제도적 미비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겠지만 국내 보험사의 탄소 감축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권의 실질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