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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EO 절반 이상 “내년 우리나라 경제 더 어렵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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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EO 절반 이상 “내년 우리나라 경제 더 어렵다” 한숨

전체 53% 비관적 응답…적극적인 투자보단 ‘현금확보’ 주력
대외요인으론 ‘정치 불확실성’…국내에선 ‘가계부채’ 리스크
금리 하락기 리스크 본격화…수익성·건전성 방어 어려울 것

보험회사 CEO 절반 이상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안좋을 거라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험회사 CEO 절반 이상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안좋을 거라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회사 대표이사(CEO) 절반 이상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보다 더 안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CEO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현금성 자산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경제·금융 및 규제 환경 등 보험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인 만큼, 대응전략 마련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보험연구원이 최근 전체 생명·손해보험회사 CEO 44명 중 3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 우리나라 경기가 올해보다 나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전체 53%로 집계됐다. 조사에 참여한 CEO들은 내년 말 장기금리(국채 10년)는 최근보다 낮은 2.5%에서 3.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CEO들은 경영환경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25%)과 가계부채 확대(22%)등을 지목했다. 특히 가계부채의 경우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2금융권인 보험사 등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로 인해 관리가 시급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할 경우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NH농협·흥국생명과 KB손해보험 등은 유주택자 대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대출 한도소진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을 보류한 상황이다.
금리가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 역시, 보험사를 위태롭게 한다. 미국의 빅컷(0.5%포인트 인하)에 이어 한국은행도 38개월간 이어오던 긴축 기조를 바꿀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CEO들은 올해 4분기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말 장기금리(국채 10년)가 최근 수준보다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6%에 달한다.

신규 보험계약의 경우 금리 하락 시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로 향후 보험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CSM은 최초 인식 시점의 금리 수준에서 금액이 결정되므로, 금리가 하락하면 장기 금리의 영향이 큰 현금 유출액 현재가치가 현금유입액 현재가치보다 증가하게 돼 줄어드는 구조다.

투자이익 역시 안심할 수 없다. IFRS9 도입으로 당기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당기손익-공정가치 유가증권(FVPL)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고 특히 금리 하락 시 채권형 수익증권 등 금리부 자산의 투자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신규 자산의 이자수익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투자이익도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CEO들은 금리 하락으로 인해 지급여력비율(K-ICS)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응답자의 79%는 K-ICS 비율(경과조치 후)을 151~250%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는 작년과 비교해 관리 수준이 낮아졌다. 특히 작년과 올해를 비교해 볼 때, K-ICS 비율 관리 수준이 250% 초과라고 응답한 비율이 34%에서 18%로 크게 낮아져 상당수가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이 클 거라고 예상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최근 열린 보험산업 전망 세미나를 통해 “금리 하락과 해지율 증가는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리 하락은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 지급여력비율에 더욱 부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