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실손보험이 과잉진료와 도덕적해이로 대규모 적자에 빠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윤 대통령은 실손보험 제도개선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연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보장 범위를 축소하거나 비급여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주사 등 비급여 항목을 실손 누수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비급여 항목의 관리 강화다. 현재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의료기관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과잉진료와 도덕적해이가 만연하고,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처럼 비급여 항목으로 인해 실손보험에서 지속적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에 표준가격을 도입하고, 중증 수술 1000여 개에 대한 보상을 집중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의료기관별 비급여 가격과 안전성, 유효성 평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공개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도 "의학적 필요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비급여 항목에 대해 선별 집중관리체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실손보험 제도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대다수의 가입자들이 기존 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이번 개편으로 새로운 '5세대 실손보험'이 도입되더라도 이들을 어떻게 전환시킬 것인지가 과제로 남는다.
실제로 보장 범위가 줄어든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기존 가입자들의 전환이 저조한 상황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보험료보다 보장 범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5세대 실손도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수치료처럼 중증의료나 필수 의료와는 거리가 먼 항목들이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범"이라며 "이런 항목들의 보장을 제한하는 대신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면 소비자들에게도 더 실효성 있는 보험이 될 것"고 제언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