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E스코어⑲ MG손해보험] 매각 4전5기 끝에 원매자 나왔는데 '국회가 발목 잡아’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1

[GE스코어⑲ MG손해보험] 매각 4전5기 끝에 원매자 나왔는데 '국회가 발목 잡아’

올해 상반기 말 ‘흑자 전환’에는 성공…건전성은 여전히 ‘불안’
예보 주도 5번째 ‘원매자 찾기’…메리츠금융지주가 입찰 참여
신장식 의원, ‘특혜 의혹’ 말 한마디에 매각 ‘올스톱’ 위기

기업정보를 보고 싶지만, 시간에 쫓겨 일일이 찾아볼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매주 월요일자에 ‘GE스코어’(Global Economic score)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경영성과와 핵심지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중요한 수익성과 안정성, 건전성 등 기초체력도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경영자와 소비자, 투자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알찬 정보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MG손해보험이 5번째 새주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MG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MG손해보험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MG손해보험이 5번째 새주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MG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MG손해보험 제공.
MG손해보험은 지난 1947년 설립된 국제손해보험을 모태로 설립한 대한민국의 손해보험사다. 2001년부터 경영난이 지속하며 현재 정상화 작업이 한창이다. 대주주는 MG손보의 지분 95.23%를 보유한 사모펀드 ‘제이씨어슈어런스제1호 유한회사’로 위탁운용사(GP)는 JC파트너스다. 다만 실질적인 대주주는 이 사모펀드에 90%가량을 출자한 새마을금고중앙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4월 MG손해보험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 MG손보 자산과 부채를 평가한 결과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150%)는 물론 보험업법상 최소치(100%)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서 관리기관인 예금보험공사(예보) 주도로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불안’ 하면서도 일단 흑자전환 ‘성공’


MG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이익은 88억 원으로 직전분기(37억 적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투자 부문에서 81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보험손익이 183억 원으로 부진을 만회했다. 작년 3월 이후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다. 핵심 이익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지난해 말 기준 6774억 원이다.

건전성과 안전성은 여전히 불안하다.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6.5%(경과조치 전)를 기록했다. 함께 매물로 나온 KDB생명(58.8%)과 롯데손해보험(139.1%) 등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비율은 150%다.

올해 시장금리 하락으로 보험부채가 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낮은 지급여력비율은 ‘원매자’(사려는 사람)를 찾는데도 발목을 잡고 있다. MG손보를 인수할 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MG손보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적잖은 자금 투입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정상화에 1조 원가량의 자금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호통’에 다섯 번째 ‘물거품’ 위기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의 유력한 원매자가 될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8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MG손해보험 입찰에 참여한다고 선언하면서 인수 의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병은 얼마 전 마무리한 국정감사장에서 터졌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MG손보 매각의 수의계약 대상으로 메리츠화재가 유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한 연장 등을 근거로 금융위원회가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MG손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지난달 30일에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현재는 일정이 잠정 미뤄진 상태다.

대안으로 국책은행이 공동출자해 MG손보를 인수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당사자인 IBK기업은행이 현실적인 문제를 들며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특혜 논란에 대해 “MG손해보험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예금자보호법, 금산분리법, 국가계약법이 정하는 절차·원칙에 따라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매각 주체는 예금보험공사로 금융당국도 (우선협상대상자 등을) 알 수 없다. 기다려보고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향후 매각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매각 주체인 예보는 5번째 매각에 대한 공식적인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