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관련 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는 손해율·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자율적으로 진행했는데 보험사들이 이를 이용해 실적을 부풀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의 경험 통계 부족을 이유로 완납 시점 직전까지 높은 해지율을 가정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CSM, 킥스 비율, 당기순이익 등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도 금융당국은 단기납 종신보험에선 10년 경과 시점의 해지율을 30% 이상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이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이 높아지는 10년 시점에 해지가 증가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일시납 저축성 보험의 11년차 평균 해지율을 기준으로 이 수치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손해율 산정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경과 기간과 담보 유형별로만 구분하던 손해율을 이제는 연령별로도 세분화해야 한다. 예컨대 상해수술 담보의 경우 30대 89%, 40대 103%, 50대 140% 등 연령대별 손해율 차이를 반영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60세 이상 고령자 계약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 손해율을 적용해 낮은 가격으로 보험 가입을 유도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상품설계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저해지 해지율 추정 모형은 손해보험사에, 단기납 종신 추가해지 반영은 생명보험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반영했을 때 K-CIS비율은 6월 말 217.3%(경과조치 적용 후) 대비 약 20%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기존 K-ICS비율이 낮은 회사 중심으로 자본 관련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며 자본성증권 발행 수요 및 공동재보험 출재 수요 등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SM(보험계약마진)이 약 10조원대인 한 대형 보험사를 예시로 들면 새 기준 적용 시 CSM이 약 1조원가량 감소하고, 연간 순이익도 약 1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올해 연말 결산부터 적용되며, 손해율 가정의 경우 회사 내 결산 시스템 수정 등의 사유로 내년 1분기까지 반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내년 4월부터 관련 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