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풍선효과' 10월 가계대출 6.6조↑… 고금리로 몰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증가하며 한 달만에 증가세가 다시 확대됐다. 은행권은 9월부터 전방위적 규제 강화에 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은행 대출 문이 막힌 차주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탓이다.

전방위적 규제에 주춤하던 가계부채가 2금융권에서 다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부풀어 오르자 금융당국은 조만간 상호금융권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증가하며 전달(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2금융권은 증가 전환했다.
먼저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3조9000억원 늘어나며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8월 중 9조2000억원 늘며 역대 아홉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을 나타낸 이후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고, 은행들의 개별적으로 관리에 나서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7000억원 증가하며 전월(-3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이 같은 규모로 증가한 것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21년 7월(3조3000억원)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돈을 빌리기 힘들어진 서민들이 2금융권 대출문을 두드린데다 최근 카드·캐피탈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상호금융권이 대규모 입주 아파트 단지에 대한 집단대출 영업 경쟁이 벌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상호금융은 가계대출 변동액이 9월 중 3000억원 감소에서 10월 중 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집단대출 공급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알려진 새마을금고에서만 1조원 늘었다.

여신전문금융업권(-4000억원→9000억원)과 저축은행(-2000억원→4000억원) 역시 증가 전환했다. 반면 보험업권은 10월 중 5000억원의 늘면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 폭을 나타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7000억원→1조9000억원)은 집단대출 위주로 증가했고 기타대출(-1조원→8000억원)은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관리·감독에 나섰다

우선 이날 오전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농협·신협·수협·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상호금융 관계자가 참석했다. 각 중앙회는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개별 조합·금고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이번주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에 대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둔촌주공 등 집단대출이 급증할 수 있는 대규모 입주 단지에 대한 주담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