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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보험사기에 실손 적자… AI로 원천봉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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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보험사기에 실손 적자… AI로 원천봉쇄 나선다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면서 이를 탐지하기 위한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면서 이를 탐지하기 위한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면서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을 기술을 접목한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 등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매년 천문학적인 피해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AI 기술로 보험금 청구패턴을 자동으로 재학습하는 등 보험사기 범죄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원천봉쇄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수십억원대 조직적인 대형 보험사기가 빈발하자 보험업계가 AI 기술로 차단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164억원, 적발인원은 10만9422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346억원), 6.7%(6843명) 증가했다. 특히 손해보험 분야의 보험사기가 전체 적발금액의 96.1%(1조725억7500만원)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최근에는 23억원대 치아보험 사기와 37억원대 가짜 진단서 발급 사기가 적발되는 등 대형 보험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각됐다. 올해부터 보험사기 특별법이 시행되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브로커 등을 통한 조직적인 보험사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종 관련 보험사기도 최근 급증 조짐이 있어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생명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용종 관련 보험금 청구 건수는 55만9254건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68만6790건의 80% 수준으로, 연말 건강검진 시즌이 끝나면 70만건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보험설계사나 의사 등 보험 관련 전문가들이 조직적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전문성을 악용한 보험사기는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으며, 피해금액이 수십억 원에 달하고 수백 명의 관련자가 연루되는 등 범죄 대형화되는 추세다.

보험사기는 결국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심각한 범죄다. 그러나 보험사기는 적발이 어렵고 소비자들이 보험사기에 대해 '보험금을 돌려받는 것 뿐이다'라는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어 유난히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최근 AI 활용해 보험사기를 막는 조치를 도입 중이다. 동양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은 AI 신기술을 활용한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의 수작업 기반 조사 방식으로는 날로 진화하는 보험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화재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IFDS)을 업그레이드해 보험사기에 대한 분석력을 개선하고 보험사기 고위험군에 대한 사전탐지를 강화했으며 동양생명은 AI 기술로 보험금 청구패턴을 자동으로 재학습하도록 해 보험사기 범죄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보험금 배상 여부와 규모를 판단하는 전문 인력이 있지만, 수많은 서류와 현장 확인 등 업무 피로도가 높고 휴먼 에러의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AI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량의 계약을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사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의 활용 범위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 인식 AI를 통해 사고 현장 사진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거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보험금 청구 서류의 허위 내용을 탐지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