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수십억원대 조직적인 대형 보험사기가 빈발하자 보험업계가 AI 기술로 차단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23억원대 치아보험 사기와 37억원대 가짜 진단서 발급 사기가 적발되는 등 대형 보험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각됐다. 올해부터 보험사기 특별법이 시행되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브로커 등을 통한 조직적인 보험사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보험설계사나 의사 등 보험 관련 전문가들이 조직적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전문성을 악용한 보험사기는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으며, 피해금액이 수십억 원에 달하고 수백 명의 관련자가 연루되는 등 범죄 대형화되는 추세다.
보험사기는 결국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심각한 범죄다. 그러나 보험사기는 적발이 어렵고 소비자들이 보험사기에 대해 '보험금을 돌려받는 것 뿐이다'라는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어 유난히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최근 AI 활용해 보험사기를 막는 조치를 도입 중이다. 동양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은 AI 신기술을 활용한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의 수작업 기반 조사 방식으로는 날로 진화하는 보험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화재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IFDS)을 업그레이드해 보험사기에 대한 분석력을 개선하고 보험사기 고위험군에 대한 사전탐지를 강화했으며 동양생명은 AI 기술로 보험금 청구패턴을 자동으로 재학습하도록 해 보험사기 범죄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보험금 배상 여부와 규모를 판단하는 전문 인력이 있지만, 수많은 서류와 현장 확인 등 업무 피로도가 높고 휴먼 에러의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AI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량의 계약을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사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의 활용 범위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 인식 AI를 통해 사고 현장 사진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거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보험금 청구 서류의 허위 내용을 탐지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