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새마을금고는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인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다. 단일 단지 기준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잔금대출이 이주 시작되면서, 1금융권에서 돈을 못 빌린 차주가 상호금융권으로 옮겨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에 따른 조치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은행들의 전유물이던 가계대출은 대부분 균일성이 장점인 주택담보대출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30~40년 담보 안정성도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넘어오는 흐름이었는데, 취급이 막히니 영업력이 제한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의 향후 성장성은 크게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오는 2025년도 전망에 따르면 은행권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NIM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완만한 대출성장이 이를 상쇄하면서 이자이익은 올해랑 비슷하게 유지하겠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호금융의 경우 높은 대손 비용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출 확대 여력 제한이 이뤄져 수익성·성장성 정체가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4개 상호금융 조합 2208개 가운데 745개가 상반기에 적자를 냈다. 이 가운데 농협은 1111개 조합 중 154개, 수협은 90개 조합 중 66개, 신협은 866개 조합 중 441개가 각각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 순이익률(ROA)도 이들 조합 모두 5년 새 감소세를 보였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상호금융에 더 많은 제약이 가해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1금융권뿐 아니라 2금융권도 연간 대출 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상호금융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이유다.
한편 신협중앙회는 14일부터 2주택자 수도권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제한한다. 지역 신협에선 대출모집인을 경유한 수도권 주담대 취급도 막는다.
새마을금고도 같은 날부터 분양주택의 잔금대출 최장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인다. 만기 축소 시 차주가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늘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따졌을 때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타 금융사가 취급한 주담대의 집단대출 대환 또는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상환하는 ‘거치 기간’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수협중앙회는 15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 신규 주담대 취급을 한시 중단, 거치기간도 없앤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를 막으라고 주문한 당국 지침이 이어지는 한 당분간 가계대출 규제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협중앙회, 새마을금고 관계자도 “(각 사의) 대출 잔액은 감소세지만 당국이 규제 기조를 거둬들이기 전까지 무기한으로 규제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