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고금리, 경기침체로 인해 빚을 내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기업 등이 늘면서 부실채권 규모가 늘고 있다. 특히 회수가 어려워져 추심업체에 매각한 채권 규모는 5년 새 최대 규모다.
카드론 등 대출 성장과 함께 경기침체 속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은 적극적인 NPL 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방어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부실채권을 팔아 벌어들인 돈이 3685억원에 달했다.
2금융권 부실채권이 쏟아지면서 추심업체는 역설적으로 호황기를 맞이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사와 보험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이 보유한 NPL 규모는 작년 말 기준 무려 31조2000억원으로 전년(18조원)보다 73.4% 급증했다. 작년 한 해 2금융권이 매각한 NPL 규모만 무려 15조2000억원에 이른다.
불황을 먹거리로 하는 추심업체의 주가는 들썩인다. 추심업체는 시장에 나온 NPL 채권을 싸게 매입한 이후 추심을 통해 회수하는 영업을 한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채권을 10만원에 사들여 수익을 높이는 구조다.
추심업계 1위 업체인 고려신용정보의 주가는 이날 2.75% 오른 9710원에 장을 마쳤다. 3개월 전보다는 주춤하지만, NPL 기대 속에 최근 반등하고 있다. 고려신용정보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시장점유율 19%로 채권추심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 회사가 올해 채권추심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개선됐다.
금융권 전반에서 NPL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계대출 위험과 함께 고금리 여파로 PF 위험이 높아져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고, 코로나19 관련 금융 완화 조치도 종료해 그간 미뤄둔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 전반에서 건전성 관리가 진행되는 만큼, NPL 시장도 활성화하는 분위기”라면서 “향후 경기개선으로 채권 회수율도 높아지면 추심업체에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