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금 수요가 절실한 서민층은 연이자 수백~수천%에 달하는 불법 사금융 시장의 나락으로 떨어져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불법 고리대금업자로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만큼, 법정 최고금리를 현실화해 제도권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0년 당시 7조3677억원에 달했던 신용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36.24%(2조6707억원) 줄어든 4조6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부업자 수는 8597개로 개인형과 법인형 모두 폐업과 개업을 반복하며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는 추세다. 대부업이 성행하던 2007년 당시에는 거의 2만 개에 육박했었다.
특히 대부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수신을 유치할 수 없어 캐피털사나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대출에 나설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고금리로 인해 조달 부담이 커진 와중에 법정 최고금리 내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대부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저축은행과 비슷하게 내려왔다. 작년 말 기준 대부업체의 평균 대출금리는 14% 정도인데, 이는 저축은행 평균과 유사하다. 대부업체마저 신용점수와 소득이 그나마 안정적인 차주 위주로 대출을 내줬다는 뜻이다.
대부업 위축 속에 불법 사금융 피해는 늘고 있다. 불법 사금융 신고 건수는 지난해 기준 1만2884건으로 매년 약 20%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대부업 위축으로 불법 사금융 피해가 커지는 만큼 ‘시장연동형 금리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법정 최고금리가 사실상 서민들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대부업 이자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의 폐업 이유가 최고금리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금리 수준을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한다면 서민 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