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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비극①] 대부업 ‘폐업·휴업’에 4년간 ‘78만명’ 사채시장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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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비극①] 대부업 ‘폐업·휴업’에 4년간 ‘78만명’ 사채시장 내몰려

대부업 역마진에 ‘저신용자 대출’ 외면 현상 뚜렷
평균 대출금리 14%, 저축은행과 비슷…차주 선별 영향
“금리 현실화해야” 목소리…‘시장 연동형’ 금리 등 제안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 시장이 위축되면서 불법 사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서울 시내 한 벽면에 대출 광고 전단지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 시장이 위축되면서 불법 사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서울 시내 한 벽면에 대출 광고 전단지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대부업체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지난 4년간 무려 78만 명에 이르는 차주들이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0%)로 대부업체들이 폐업하거나 신규 대출을 중단하면서 대부업 이용자 수는 매년 12만 명 이상 감소세다.

결국 자금 수요가 절실한 서민층은 연이자 수백~수천%에 달하는 불법 사금융 시장의 나락으로 떨어져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불법 고리대금업자로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만큼, 법정 최고금리를 현실화해 제도권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시장 내에서 수년 넘게 대부업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 수는 72만8000명으로 전년 말 대비 12만 명 감소했다. 대부업 이용자 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 말 약 158만 명에 달했던 이용자 수는 2020년 138만9000명, 2021년 112만 명, 2022년 98만9000명으로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0년 당시 7조3677억원에 달했던 신용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36.24%(2조6707억원) 줄어든 4조6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부업자 수는 8597개로 개인형과 법인형 모두 폐업과 개업을 반복하며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는 추세다. 대부업이 성행하던 2007년 당시에는 거의 2만 개에 육박했었다.
대부업 시장이 위축된 배경은 역시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최우선으로 지목된다. 법정 최고금리는 10년 전인 2014년 당시 34.9%에 달했지만 2016년 27.9%, 2018년 24%, 2021년 20%로 계속해서 내려왔다. 대부업 이용자의 신용점수와 상환능력, 대부업 자체의 조달능력을 고려했을 때, 현재 최고금리 수준으로는 원가 방어도 힘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대부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수신을 유치할 수 없어 캐피털사나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대출에 나설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고금리로 인해 조달 부담이 커진 와중에 법정 최고금리 내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대부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저축은행과 비슷하게 내려왔다. 작년 말 기준 대부업체의 평균 대출금리는 14% 정도인데, 이는 저축은행 평균과 유사하다. 대부업체마저 신용점수와 소득이 그나마 안정적인 차주 위주로 대출을 내줬다는 뜻이다.

대부업 위축 속에 불법 사금융 피해는 늘고 있다. 불법 사금융 신고 건수는 지난해 기준 1만2884건으로 매년 약 20%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대부업 위축으로 불법 사금융 피해가 커지는 만큼 ‘시장연동형 금리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법정 최고금리가 사실상 서민들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대부업 이자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의 폐업 이유가 최고금리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금리 수준을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한다면 서민 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