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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최고금리 비극②] 은행·2금융 “돈 못 받을까봐”…중금리대출마저 ‘저신용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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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최고금리 비극②] 은행·2금융 “돈 못 받을까봐”…중금리대출마저 ‘저신용자’ 외면

카드·저축銀, ‘중금리대출’ 늘었지만 ‘차주별 선별’ 심사
일반 신용대출 시장에선 ‘저신용자 대출 축소’ 움직임
“건전성 관리 시급…500점 미만 차주 대출한파 지속” 전망

2금융권이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중금리 대출에 대해 선별적인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금융권이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중금리 대출에 대해 선별적인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권 대출 한파 속에 자금 조달이 절실한 서민들이 2금융권 ‘중금리대출’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2금융권이 건전성 관리로 중금리대출을 조절하면서 올해 3분기부터는 대출이 옥죄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속 카드사와 저축은행도 대출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건전성 관리로 대출문을 좁히고 있다.

18일 여신업계와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저축은행과 카드사에서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이다. 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중금리대출 취급액 규모는 1조808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7027억 원) 대비 6.19% 늘었다.
그간 조달비용 부담으로 인해 중금리대출 취급을 꺼렸던 카드사들이 태세전환에 나선 배경은 금리 상한선이 오르는 등 취급여건이 다소 개선한 영향이다. 여기에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차주들이 카드사로 발길을 옮긴 것도 원인이다.

저축은행에서도 중금리대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잔액(사잇돌2 대출 제외)은 2조482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4546억 원) 대비 70.7% 급증했다. 저축은행에서는 회수 위험을 고려해 민간중금리대출에 보수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등 기업금융이 위축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가계대출을 확대한 것이란 분석이다.
2금융권 내에서 표면상으로는 중금리대출 취급실적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저신용자들의 자금난은 여전할 거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향후 회수 리스크를 우려해 차주 선별 작업이 이전보다 꼼꼼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로 저신용자들이 발길을 옮긴 배경도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심사가 이전보다 높아졌기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올해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500점에서 600점대에 대출을 내준 곳은 1년 전보다 6개사 줄어든 12개사에 그친다. 되레 신용점수 최상위에 해당하는 900점대에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도 2개사에 달한다.

일반 신용대출 시장에서도 저신용자에 대한 외면 현상은 짙어지고 있다. 서민금융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대형 저축은행들도 저신용자에 대한 취급 비중을 줄였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19~20%대 금리 취급 비중은 지난달 13.1%로 작년 말 47.9%에서 34.8%포인트(p) 급감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도 21.6%p 하락한 43.1%로 집계됐고, 웰컴저축은행도 20.3%p 떨어진 39.3%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에서도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각각 1.1%p, 1.3%p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속에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이 카드사와 저축은행 두곳 뿐이라 이쪽으로 차주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2금융권에서도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 차주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