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여신업계와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저축은행과 카드사에서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이다. 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중금리대출 취급액 규모는 1조808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7027억 원) 대비 6.19% 늘었다.
저축은행에서도 중금리대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잔액(사잇돌2 대출 제외)은 2조482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4546억 원) 대비 70.7% 급증했다. 저축은행에서는 회수 위험을 고려해 민간중금리대출에 보수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등 기업금융이 위축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가계대출을 확대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올해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500점에서 600점대에 대출을 내준 곳은 1년 전보다 6개사 줄어든 12개사에 그친다. 되레 신용점수 최상위에 해당하는 900점대에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도 2개사에 달한다.
일반 신용대출 시장에서도 저신용자에 대한 외면 현상은 짙어지고 있다. 서민금융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대형 저축은행들도 저신용자에 대한 취급 비중을 줄였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19~20%대 금리 취급 비중은 지난달 13.1%로 작년 말 47.9%에서 34.8%포인트(p) 급감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도 21.6%p 하락한 43.1%로 집계됐고, 웰컴저축은행도 20.3%p 떨어진 39.3%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에서도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각각 1.1%p, 1.3%p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속에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이 카드사와 저축은행 두곳 뿐이라 이쪽으로 차주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2금융권에서도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 차주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