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카드 수수료율 인하 한계…적격비용 제도 개선해야”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이미 한계까지 인하돼 신용판매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적격비용 산출제도의 폐지나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적격비용 산정의 합리적 개선’ 컨퍼런스에서는 카드사들의 경영 악화를 이유로 현행 적격비용 제도의 대대적 개선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나왔다.
‘적격비용’이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비, 일반 관리비, 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이 포함되는 카드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총합을 말한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명시된 사항은 아니지만,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2012년 도입 이후 네 차례 재산정이 이뤄졌으며, 매번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됐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지난 14년간 총 4차례 카드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했는데 카드업계를 정상적인 시장으로 볼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카드 수수료율은 이미 한계까지 인하했고 빅테크 진출로 카드사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최근 카드사는 판관비 및 카드비용 축소 등 비용절감에 주력하며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며 “카드자산 운용에서도 카드론 중심의 대출채권 등 위험자산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특히 최근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이자할부 거래를 줄이고,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고 짚었다. “본업인 신용판매 확대를 통한 민간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적격비용 제도의 대폭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시장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신용카드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무수납제는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제도로, 1998년 도입된 이후 26년간 유지되고 있다.

윤 교수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가맹점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의무수납제 및 가격차별금지를 폐지(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적격비용 추정상식이 카드업의 업권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