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규제 강화로 올해 수도권 월세 수요는 아파트나 연립·다세대주택 등 주거지 종류와 관계없이 증가세를 보였다.
연립·다세대주택이나 단독주택도 상황이 비슷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지수는 104.78로 전년 동기(102.33) 대비 2.45% 올랐다. 단독주택도 지난달 기준 102.96으로 1년 전인 101.10보다 1.86% 상승했다. 두 지수 모두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대출규제가 내년도 더 심화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세입자들이 주택 매매 자금이나 전세자금 등 목돈을 마련할 창구가 줄어들면 월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2025년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는 기존 2단계 규제 대상이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에 더해 기타대출까지 DSR 대상으로 하고,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100%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가계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반면 금융규제는 확대되면서 차주의 어려움이 커진다.
게다가 전세보증 가입 기준도 더욱 엄격해지는 점도 고려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전세보증 근본적 개선대책’을 통해 담보인정비율을 현행 90%에서 80%로 낮추는 방향을 의논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 비율이 줄어들면 빌라 세입자의 전세보증 가입 난도는 올라가 전세거래 축소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수심리는 위축 가도를 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중심지 위주로 오른 매매가격 부담감과 대출규제 강화 기조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내년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세입자로서 사는 삶을 택하는 이들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아진 대출 문턱으로 인한 실수요자의 월세 전환은 당분간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