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데이터는 이 지수가 중소기업 발굴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으로는 적절한 평가를 못 받는 중기를 이 지수로 재평가함으로서 대출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성장잠재력 지수는 평가데이터가 개발한 신규 모형으로, 3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동업종 내 상위 25% 이상인 기업 가운데 47만8960곳의 데이터를 분석해 산출했다. 기업의 성장성·변동성·수익서·안전성 등 재무 지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국민연금(고용연금)·연구개발·불량(단기연체) 등 비재무 지표를 활용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014년 TCB 시스템을 개설한 지 약 10년이 지났다”며 “그간 테크 평가와 은행자체평가, 기술금융 가이드라인, 기술평가품질관리체계, 표준기술평가모형 등 다양할 제도를 마련해 운영해왔으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선 더욱 효과적인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황운중 데이터평가 데이터전략부문 상무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국내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는 중기 비중이 높은 데 반면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생산성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내년 국내총생산(GDP) 잠재 성장률이 1.9%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황 상무는 “기존 지수들은 기업의 부도율에 초점을 맞췄는데,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현 경제 상황에선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투자 자금지원 관점에서 자본시장의 기업선별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지수 개발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작은 기업 규모로 성장성이 가려진 중기의 상방 리스크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게 됨으로써 원활한 대출 수요·공급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황 상무는 “일례로 유망이 높으나 신용등급 CCC- 기업의 경우 기존 평가 시스템 적용 시 대출을 끌어올 수 없는데, 성장잠재력 지수로 기업이 재평가되면 중기는 자금줄이 마련되고 은행은 우량 고객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성장잠재력 지수가 거래처 관리, 투자의사 결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아울러 정부 지원사업의 기업선정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관측이다. 황 상무는 “대표적으로 기획재정부, 중기벤처부의 ‘기업 성장사다리’ 사업 대상 기업선정 시 지표로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시장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만큼 상품성 강화를 위해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지수 고도화를 위해 지수 서비스나 재무, 비재무 분석 요약 결과를 향후 성장분석보고서에 담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신규 지수 구축이 의미 있는 시도라면서도, 관건은 금융사와 정부 기관의 활용도가 되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금융사가 투자, 대출 평가 시 기술평가를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지수 이들 기관과 얼마나 링크(연결)돼 있는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변동성이 커지거나 평가 일관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기관 의사결정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중기 750만 곳의 정보를 계속 확보해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