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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마트·백화점 카드결제 ‘뚝’…‘급전’ 카드론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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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마트·백화점 카드결제 ‘뚝’…‘급전’ 카드론만 늘었다

고물가에 ‘자동차·가구·의류’ 소비 감소 지속
시중은행 대출 규제에 카드론 수요는 늘어
카드사, 결제시장 둔화에 대출수익 의존도↑

경기침체로 인해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카드결제가 크게 줄고 있다. 사진=김수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경기침체로 인해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카드결제가 크게 줄고 있다. 사진=김수식 기자
경기침체와 탄핵 정국이 지속되면서 백화점과 마트 등 도·소매업 중심으로 카드 결제가 감소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생활 전반에 대한 소비 위축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급전대출 성격의 카드론은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시중은행의 대출규제와 함께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린 영향인데, 내수부진에 속에 카드사들도 ‘불황형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11일 여신업계 등에 따르면 오프라인 시장 중심으로 카드소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체카드(신용+체크) 승인금액과 건수는 각각 307조 원, 74억2000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3.5% 증가했다. 내수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구매 및 배달 서비스 성장에 따라 비대면·온라인 매출이 선방한 결과다.
그러나 불황 속 착시라는 분석이 많다. 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 매출이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백화점 판매액은 6조12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하락했고, 대형마트에서도 1% 소폭 감소한 6조3980억 원을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 시장 역시 부진했다. 고금리와 자동차값 상승에 국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한 31만5766대를 기록했고, 수입차도 6만8601대로 3.1% 줄었다.

소비심리는 연말 가까워지면서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100.0로 지난 7월 103.6을 기록한 이후 8월 100.8으로 떨어지면서 부진을 계속하고 있다. 10월 카드승인 실적을 보면 도·소매업 규모가 50조280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5.3%나 줄었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자 가계가 비필수재를 중심으로 상품소비를 줄이면서 의류 지출 등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측은 “상품과 서비스 소비 가운데 상품소비가 금리에 더 민감하다”며 “고금리 영향으로 자동차, 가구, 의류 등 상품소비가 부진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속에 급전 수요는 늘고 있다.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 등 9개사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8월 말(41조8310억 원)과 비교해 3891억 원 급증했다.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카드 이용은 자제하면서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이용이 쉬운 카드론으로 발길을 돌린 영향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도 속에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은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세다.

카드사들은 대출 수익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불황형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7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지배주주 지분 기준)은 2조14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1조7090억 원)과 비교하면 25.5% 늘어난 수치다. 소비 부진에도 비용절감과 대출이자 수익 등을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 둔화뿐만 아니라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결제부문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비용절감과 대출 자산에 기댄 불황형 흑자가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