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수침체와 윤 대통령 탄핵 사태로 불황이 이어지면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보장성보험을 해지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비롯해 기업들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보험 해지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들어 보장성보험 해약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해약환급금 중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2분기 29.8%에서 올해 같은 기간 40.0%로 10.2%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올해는 해지 시 불이익 발생이 불가피한 보장성보험 해약이 늘어나면서, 가계의 자금난이 전년보다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보험료를 2개월 이상 미납해 발생하는 비자발적 해지를 의미하는 효력상실해약금도 3분기 기준 1조2609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1조2128억 원)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약관대출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출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3분기 기준 보험약관대출 이용자 수는 88만3213명으로, 1년 전(67만6459명)보다 31% 증가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별도 심사 없이 즉시 대출이 가능해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쉽게 대출을 할 수 있지만 연체 시 보험료와 이자를 함께 내야 하며, 연체 금액이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계약이 해지될 위험이 있어 소비자 피해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업계는 보험 해약건수나 해지환급금 증가가 상당수 보험약관대출 증가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약관대출을 했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보험이 해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서민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숙박업소나 식당엔 손님이 끊겼고 출장나 연말 모임도 줄줄히 취소되고 있다. 이에 연말 이후 보험 해지가 추가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향후 보험 해지 사례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 보장성 보험 해약이 증가한데는 물론 경기 영향이 있었겠지만, 업계서 무·저해지 보험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을 갈아타기 한 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