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금융의 전망과 과제’에서 “주요 산업권이 참여 중인 RE100 성과를 분석한 결과 재생에너지 사용은 늘었으나 ESG 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RE100 참여 목표 자체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이기 때문에 사용량은 분명히 늘었지만, 이것이 탄소배출량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ESG 점수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는데, 특히 E와 S 점수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재무 문제 등으로) RE100 전환이 어려운 기업이나 전력 에너지 전환이 덜 중요한 기업에서 RE100 활용도와 ESG 점수의 (반비례) 연계성이 크게 나타났다”며 “RE100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린워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우려했다.
RE100 가입이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산업계 노력 만으론 한계가 있어, 금융기관 및 당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박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의 지속 가능 금융 확대 유도, 인프라 고도화, 선진적인 금융상품 개발 등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도 금융권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며 “현재 금융권은 여신 심사 시스템에 탄소 배출 감축 관련 사항을 구축하는 등 지속 가능 금융 초기 단계를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아직 중소기업 등은 비용이나 인식 측면에서 ESG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간 없었던 사회적 비용이 추가 수반돼 재무성과로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적 캠페인 추진으로 향후 기업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RE100은 멀리 봤을 때 기업의 조달비용 감소 등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재무성과 개선, 이미지 제고를 통한 마케팅 효과 등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금융권도 여신 심사 시스템 고도화, 중기 대상 컨설팅 지원 등으로 기업과 상생 금융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