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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인센티브만 받고 ‘승환’ 유도…앞으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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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인센티브만 받고 ‘승환’ 유도…앞으론 어렵다

모집한 계약 정상 시에만 3~7년간 유지·관리 수수료 분할 지급

금융당국이 설계사들의 유지관리 수수료를 분할지급하도록 개편한다. 사진=유튜브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이 설계사들의 유지관리 수수료를 분할지급하도록 개편한다. 사진=유튜브 캡쳐
앞으로 보험 설계사들이 계약 유지·관리 시 받던 수수료가 매월 분할 지급된다. 유지·관리 수수료는 설계사들이 계약 관리를 잘하면 받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이 수수료는 그간 선지급 방식으로 지급됐는데, 일부 설계사들이 인센티브만 받고 승환계약 통해 보험을 해지시켜 가입자 피해만 커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승환계약이란 보험 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기존 고객의 계약을 해약한 뒤 새로운 회사의 보험계약으로 다시 가입시키는 영업관행이다. 금융당국은 모집한 계약이 정상 유지되는 경우 3~7년간 유지·관리 수수료를 분할 지급해 보험계약의 장기적 유지·관리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개최한 ‘제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방향을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시행 이후 사업비 상각기간이 확대되면서 보험업계 신계약 유치와 사업비 경쟁이 격화됐다. 작년 보험사의 사업비 집행은 39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조9000억 원 증가했고, 올해도 증가 폭이 작년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보험 판매채널에서는 1∼2년차에 판매수수료를 집중적으로 지급하고, 그 이후에는 사실상 수수료 지급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설계사는 신계약 판매에 집중하게 돼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부당승환을 유발했다.

국내 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 25회차 유지율(2023년 기준)은 각각 60.7%, 71.6%로 주요 선진국 대비 15~35%포인트 낮은 최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판매채널의 계약·유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지·관리 수수료를 선지급에서 매월 분할 지급하는 것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유지·관리 수수료 역시 과도하게 지급되지 않도록 지급한도는 매월 계약체결비용의 1% 내외 수준 등으로 별도 설정할 계획이다. 사업비 부과 목적에 맞는 판매수수료가 집행될 수 있게끔 관련한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최근 일부 보험사는 보험상품에 계약체결 용도로 책정된 계약체결비용 외에도 유지·관리비 명목의 계약관리비용까지 판매수수료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같이 과도한 수수료는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는 보장성보험의 선지급 수수료는 개별상품에 부과된 계약체결비용 내에서 집행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일부 설계사 소득이 감소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계약 유지·관리율을 높이게 될 경우 소득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 보험 계약 후 1년간 보험설계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상한선이 월 보험료의 1200%를 넘을 수 없게 하는 ‘1200%룰’을 GA 소속 설계사까지 적용하고 보험사가 적정 사업비를 책정하도록 ‘적정 사업비 부과 원칙’을 마련하게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