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비대면 상품·서비스의 개발·강화, 안정적인 전산망 관리,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은행권의 핵심 업무로 부상하면서 IT 인재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정보보호 투자액도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우리은행 427억6000만원, 국민은행 420억7000만원, 신한은행 287억8000만원 등으로 업종 평균 43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 디지털·IT 부문 신입 행원 채용 규모를 살펴보면 4대 시중은행은 전체 100~200여명 중 두 자릿수 채용을 시행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디지털·ICT 부문 수시채용을 단행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채용 부문(일반) 4개 중 2개(IT, 디지털·보안·금융)가 IT 관련이었다. 이들 업무는 정보보호 전략을 수립하거나 인공지능(AI) 활용 모델 개발, 은행 IT서비스 개발 운영 등이다.
이는 비대면 서비스 강화 추세 때문이라는 것이 은행권 설명이다. 지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이 들어서고 전 은행권이 여·수신 비대면 상품·응대에 집중하면서 이를 관리할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채용 호황’이던 2017년 4대 은행은 세 자릿수 일반직 행원, 두 자릿수 IT 인력 채용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IT 채용 규모는 그대로인 데 반해 일반직 공채 인원은 크게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향후 두 부문의 채용 비중은 차이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 행원은 은행 영업 현장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채 행원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일부 은행은 IT 전문 행원도 일정 기간 영업점 근무를 경험한 뒤 부서 배치를 하는 반면, 입사 직후 본래 커리어를 바로 시작하는 은행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디지털 직군의 영업 필요성은 그닥 중요시되지 않는다”며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IT 업무 투입을 위해 경력자 위주 채용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채용 추세와 달리 은행권 요직에는 여전히 영업에 능한 인물이 자리하는 모습이다. 내년부터 새 임기를 시작할 전망인 이환주 국민은행장 후보,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 강태영 농협은행장 후보는 모두 영업사업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연임에 성공한 정상혁 신한은행장 역시 11년간 영업장에서 근무한 현장형 인물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